비정규직 무기계약 전환, 재원 대비 업무 효율성 따져봐야
비정규직 무기계약 전환, 재원 대비 업무 효율성 따져봐야
  • 권진영 기자
  • 승인 2018.03.12 16:13
  • 호수 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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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 없으면 ‘정부 정책 편승한 선심성 인사’논란 일 수도

장성군이 2018년도 공무원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비정규직 직원 중 무기계약 전환 대상자 124명 가운데 114명에 대한 무기계약 전환을 단행한 가운데, 공무원 수만 늘렸을 뿐 업무 효율성 보강에 대한 사전 준비는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비정규직 감축’은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인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로드맵 중 하나로, 먼저 공공기관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이를 민간부문으로 확산하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의 핵심이다.

실제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에서 정규직 전환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고, 이는 그동안 비정규직 전환율이 저조하고 고용안정성이 낮아지면서 연애, 결혼, 출산 등을 포기하는 청년이 증가하고 욜로족(욜로는 ‘한번뿐인 인생’이라는 뜻), 이른바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를 희생하지 말고 즐기자는 의미의 사회적 현상이 생겨난 데 대한 대안으로 떠올랐다.
그런데 최근 새 정부 정책에 편승한 정규직 전환의 문제점으로 재원 마련과 업무 효율성 저하, 전문성 결여 등이 거론되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자체가 비정규직 무기계약 전환에 대처하는 자세

특히 비정규직 근로자의 무기계약 전환에 대한 대처가 지자체마다 다른 점이 눈에 띈다.
2017년까지는 비정규직 근로자 중 2년 이상 연속 계약한 근로자만 무기계약 전환 대상자에 포함됐지만 올해부터는 일시적 사업인 일용공공근로·자활사업 같은 재정일자리사업을 제외한 9개월 상시 지속 가능한 경우로 범위가 확대됐다.
이에 따라 올해 대상자 84명 중 78명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 함평군의 경우 작년 말 인사발령 때 무기계약 전환자를 지도, 감독할 수 있는 ‘무기직 인사업무담당‘을 총무과 소속으로 발령하고, 근무 평가·순환배치·징계 근거 등에 관한 조례를 개정하기도 했다.
함평군 관계자는 “부서별 실태조사, 부서 설명, 여러 차례의 검증을 거쳐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 실질적인 공무직 대우를 해 줌으로써 업무를 명확히 한 다음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고 설명했다.
영광군의 경우 지침에 따른 2018년도 무기계약 전환 대상자는 173명이었으나 이중 실제 전환자는 75명으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영광군 관계자는 “전남도와 고용노동부 지침을 근거로 했지만 일단 대상자가 많은 관계로 재원 마련과 업무 평가 등을 고려해 당위성을 따져 꼭 필요한 인원만 전환 조치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장성군의 경우는 ‘본인이 스스로 고사’한 경우를 제외하고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르되 까다로운 검증을 거치지 않고 최대한 근로자의 의견을 존중해 124명 중 이사·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전환을 포기한 10명을 제외한 114명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장성군의 기준(총액)인건비는 550억 원이며, 제294외 장성군의회 임시회에 기간제근로자 무기계약직 전환에 따른 인건비 반영분이 포함된 2018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상정할 예정이었으나 의원들 간 의견이 분분해 이달 5일로 예정되어 있던 임시회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졌으며, 이달 19일 제3차 의원간담회서 임시회 일정 및 추경안 상정 건이 다시 논의될 전망이다.

임기제 민간 전문위원, 전문 분야에 꼭 필요

한편 문화와 교육 분야 등에 민간 전문가를 임기제로 채용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광주시 광산구 소속 공무원과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기자 출신이면서 청와대 근무 경력의 행정가 마인드를 가진 민형배 구청장이 경직된 지자체 인사 관행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광산구의 대표적인 임기제 공무원은 프로그램기획 전문 이 모 팀장, 문화재 전문 백 모 팀장, 문화예술부문 강 모 팀장 등으로, 이 모 팀장은 문예회관을 담당하며 창작공연이 가능한 상시공연팀을 꾸려 주민들의 문화욕구를 충족시키고 있으며, 강 모 팀장은 30년이 다 된 소촌농공단지 관리사무소를 문화예술공간으로 전면 개조한 소촌아트팩토리에 다양한 공연과 전시회 등을 열어 창작과 열정이 넘치는 예술 요람으로 부활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다.
문화재활용팀장으로 임용된 백 모 역사문화전문위원은 전국 향교·서원 900여 곳 가운에 가장 활성화된 교육·관광명소로 꼽히는 월봉서원을 관장하고 있으며 최근 174억여 원을 투입, 가칭 ‘선비정신 수련원(문화·예술 체험복합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조선 중기 문인이자 성리학자인 고봉 기대승(1527~1572)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는 월봉서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14개의 프로그램은 향교·서원 최초로 문화재청 명예의 전당에 올라 연평균 3만 명 이상이 찾는 명소로 이름을 높이고 있다.

현직교사 출신 김 모 교육정책관을 임용해 지자체가 정책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교육 분야와 광산구 청소년문화의 집 ‘야호센터’에서 운영하는 주민·청소년 관련 프로그램을 기획·진행하도록 했다.
특히 주민자치분야인 주민자치센터에 마을활동가와 시민단체 활동가들을 적극 참여시켜 실질적인 주민자치의 기틀을 마련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광산구청 인사담당은 “초기에는 보수적인 사고를 가진 공무원과 혁신성과 개방성을 가진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부딪히는 등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러한 갈등을 역으로 활용해 활동가들은 기획을, 공무원들은 법령을 살피고 예산을 짜 기획한 것들을 실행에 옮기는 각자의 역할을 함으로써 주민자치 성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었다”고 밝혔다.

옐로우시티만 중요? 지역 문화 놓치면 안 돼

현재 장성군 임기제 공무원은 공공디자인 분야, 학예연구사, 농산물유통분야, 군정홍보분야, 조경분야 등 5명이다. 경관도시과 소속으로 옐로우시티 프로젝트팀에 배치된 공공디자인과 조경분야, 농업·군정홍보·학예연구 분야에 배치된 임기제 공무원을 제외하고, 문화·관광·교육 등 정작 전문성을 요하는 분야에서 전문위원 채용이 이루어지고 있지 못하다.
200여억 원이 투입된 장성문화예술회관에 공연기획 전문가가 없어 창작공연은커녕 기성작품을 돈 주고 사다가 무대에 올리는 것을 반복하고 있는 점도 지역 문화 발전을 가로막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역의 예술가를 육성·발굴하고 그들을 통해 현대적인 작품은 물론 지역 정서와 특색을 담고 있는 구전 민요와 동작 등을 찾아내 무대에 올리는 작업을 꾸준히 해야만 지역 문화도 살고 주민 서비스 질도 나아질 것이다.
백양사, 축령산, 장성호, 남창계곡, 홍길동테마파크, 필암서원, 입암산성, 금곡영화촌 등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는 장성 8경을 제대로 가꾸고 활용하고 있는지, 문불여장성의 명성을 잘 이어가고 있는지 깊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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