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한 살을 먹습니다
같이 한 살을 먹습니다
  • 발행인 김병권
  • 승인 2018.02.13 10:18
  • 호수 7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양에서는 태어난 날부터 만 1년이 되어야 한 살을 먹지만 우리는 태어나자마자 한 살이 됩니다. 이는 어머니의 뱃속에 잉태되었을 때의 열 달을 한 살로 계산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서양에서는 해가 바뀌었다고 나이를 더 먹지 않지만 우리는 설을 쇠면 모두 다 같이 한 살을 더 먹습니다. 그래서 섣달 그믐날에 태어나면 설을 지나고 하루 만에 두 살이 되는 데 이를 애먼 살을 먹었다고 합니다.

설날은 음력으로 정월 초하루가 되는 날로 한해가 시작되는 날입니다. 조상들은 설날에 어른들에게 세배를 드리고 조상에게는 차례를 올렸습니다. 설날에는 떡국을 먹는데 이를 세찬이라고 하였고, 세찬과 함께 마시는 술은 귀를 맑게한다고 하여 이명주 또는 세주라고 불렀으며 덕담과 함께 주는 돈을 세배 돈이라고 하였습니다.

설날부터 정월보름날까지는 세배를 다녔는데 이때 “건강하여라” “승진하여라”는 등의 덕담을 나누었습니다.

설날에는 둥근 밤나무를 반으로 쪼개 4개의 가락으로 윷을 만들어 노는 윷놀이를 하였는데 온 가족이 모여 함께 즐기는 놀이였습니다. 널뛰기는 정초나 오월 단오 때 마을 처녀들이나 새댁등 젊은 여성들이 주로 즐겼던 놀이로 두꺼운 판자를 짚단이나 가마니 같은 것을 둘둘 말아 가운데를 괴어놓고, 양쪽에 한사람씩 올라서서 번갈아가며 발을 굴러 하늘로 높이 솟아 뛰는 놀이인데 지금은 보기 어려운 풍경이 되었습니다.

연날리기는 대나무 가지를 가늘게 잘라서 연살을 만들고 종이를 붙여 연을 만들고 살에 매어 바람 부는 언덕이나 들판에서 하는 놀이로 액은 보내고 복은 부른다는 글을 써서 하늘에 날리는 놀이입니다.

예전에는 설날이 오면 서울이나 타향으로 떠났던 자녀들이 부모님께 세배를 하러 귀향을 하러 오기 때문에 길이 막혀 평소보다 서너 배나 되는 시간을 보내 고향으로 왔습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자녀들을 찾아 부모가 서울로 가는 역귀향이 적지 않고, 연휴를 맞아 해외 또는 국내 관광지로 여행을 떠나는 가족들도 부쩍 늘어나고 있습니다.

명절 때 고향에 가면 가족은 물론 친지들과 같이 자랐던 친구와 선`후배들을 만나는 반가움과 설렘도 적지 않았는데 지금은 형제들마저 만나기가 어려운 세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농업이 중심이던 대가족사회가 산업화가 되면서 핵가족사회가 되더니 이제는 혼자 사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나 명절 때도 혼자 보내는 젊은이들이 많아지고 그들은 대부분 여행으로 연휴를 보내고 있습니다.

세상은 예전보다 풍요로워지고, 절약이 몸에 배었던 부모님들과는 달리 소비가 미덕이 되는 사회가 되었는데 사람들은 예전보다 더 행복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행복은 혼자 느끼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갖는 것이라고 합니다. 누군가와 공감을 갖고, 배려하며 사랑을 할 때 행복은 더 커진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내가 남보다 많이 갖고 있거나 많이 소비한다고 느끼는 것은 행복이 아니라 순간의 만족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배가 부르면 만족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만족은 사라지게 됩니다. 행복은 지금도 기쁘고 내일도 기쁜 감동이며 나의 기쁨이 가족과 이웃에게도 전달됩니다.

앞에서 우리의 설날은 모두가 함께 한 살을 먹는다고 하였습니다. 이는 우리 모두가 하나의 운명 공동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지 모릅니다. 배가 불러도 배가 고파도 함께하는 운명 공동체이기 때문에 설날에 나이를 함께 먹는 것입니다.

행복은 혼자만이 느끼는 쾌락이나 만족이 아니라 함께 나누는 것이기 때문에 서로가 배려하고 이해하며 화목을 이루는 공동체를 만드는 한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전라남도 장성군 영천로 168 3층
  • 대표전화 : 061-392-2041~2042
  • 팩스 : 061-392-24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변동빈
  • 법인명 : (주)주간장성군민신문사
  • 제호 : 장성군민신문
  • 등록번호 : 전남 다 00184
  • 등록일 : 2003-07-04
  • 발행일 : 2003-08-15
  • 발행인 : 류이경
  • 편집인 : 변동빈
  • 장성군민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장성군민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snews1@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