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이사거리장 상설점포가 뜬다! 제1탄
북이사거리장 상설점포가 뜬다! 제1탄
  • 권진영 기자
  • 승인 2018.01.22 16:43
  • 호수 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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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시설현대화사업을 마무리하고도 시장 활성화로 이어지지 않아 논란과 우려를 낳았던 북이사거리장이 9곳의 상설점포가 입주를 완료하며 ‘맛&가성비 갑’, ‘대박 퀄리티’ 등 좋은 반응과 함께 주민들과 외지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직접 맛본 소감, 주인장들의 소신과 세상사는 이야기들을 가감 없이 전할 계획이며, 여전히 기존 시장 상인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상설점포의 호황이 시장 활성화로 이어져 장날마다 손님들로 북적이기를 기대해본다. /편집자 주

‘맛도 갑! 가성비도 갑!’ 우족탕 명문 ‘시골곰탕’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16일 2시경 북이사거리장 상설점포 중 한곳인 ‘시골곰탕’을 찾았다. 점심시간을 한참 넘긴 터라 익히 소문으로 들었던 ‘가성비 갑’ 우족탕 한 그릇을 조용히 먹으며 주인장과 이런 저런 얘기 나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평상형 방은 어르신 손님들로 가득차고 테이블도 단 한곳만이 비어 있었다.

오전 11시부터 손님이 끊이지 않은 탓에 밥도 떨어졌단다. 10분 쯤 기다리니 압력밥솥에 갓 지은 쌀밥과 우족탕이 나왔다.

김치, 깍두기는 기본에 고기를 찍어먹을 양념간장과 ‘시골곰탕’의 명물 바지락젓갈이 차려졌다.

이집에서는 하루 평균 소 3마리 분량의 우족을 쓴다. 그래도 26~27 그릇밖에 나오지 않는단다. 보통 식당에서는 배 이상 차려낼 양이다. 그만큼 큼직한 우족이 뚝배기를 가득 채우고 있다.

신선한 우유처럼 뽀얀 국물은 소 한 마리 분량의 뼈를 곤 국물과 우족 삶은 육수의 조화에서 나온다. 국물 간을 맞출 소금은 신안 비금도 천일염을 쓰고, 영광 곰소에서 직송한 싱싱한 새우로 직접 담근 새우젓으로만 김치를 담근다.

곰탕, 우족탕 솜씨도 이미 고향 장성으로 내려오기 전 식당을 운영했던 대전에서부터 유명했지만 제주식 된장을 담가 판매한 경력이 있는 주인장은 직접 만든 된장, 간장으로 음식을 하고, 여자 손님들에게 특히 인기가 있는 갈비탕 간도 이 간장으로 맞춘다.

30년 무치는 동안 황금 비율에 도달한 바지락젓갈 양념 맛에 반해 단골이 된 손님이 한 둘이 아니다.

엄마니까 보다 저렴하게 좋은 고기를 대전서 직접 배달해주는 주인장 아들이 시골곰탕의 일등 공신이다.

주인장 이금순 씨는 “21년 전 혼자되고 정신없이 살아왔는데, 이제는 아이들이 용돈 주면서 일 그만하고 제발 좀 쉬라고 한다. 그런데 허리도 아프고 다리도 아프지만 일하는 것이 재미있다”고 말한다.

“잘 먹었다”고 말해주는 손님들에게 따뜻한 밥과 국물 먹이는 것이 즐겁고, 맛있게 먹고 간 손님들이 부모님이나 자식들, 친구들 먹이고 싶어 다시 올 때 가장 감동한다.

장사꾼 ‘밑지고 판다’는 말은 3대 거짓말 중 하나라는데, 새벽 6시부터 밤 10시까지 일하고 이렇게 넉넉하게 퍼주다 보면 남는 게 있는지 궁금해 물었더니 이 씨는 “타지에서 돈 벌어 나이 들어 고향에 돌아왔으니까 이제는 돈 많이 안 벌어도 고향 사람들한테 맛있는 밥 해주는 것도 괜찮다. 그리고 한 달 가게세가 10만원이니 거저나 마찬가지다. 어디 가서 그 돈에 주차장까지 넉넉한 이런 가게를 얻겠는가. 세로 나가는 돈이 적으니 그만큼 두배로 많이 퍼줘야 하지 않겠나?”하고 웃는다.

이야기 말미에 이 씨는 시장과 상설점포에 관한 고민도 빠뜨리지 않았다.

이곳에서만 먹을 수 있는 특별한 음식으로 손님을 ‘끌어당겨야 한다는 것’.

“우리 집은 고창, 정읍, 광주, 담양에서도 손님들이 오는데 다들 ‘이 가격에 이렇게 맛있고 푸짐한 식당이 없다’고 이야기한다. 우리 가게의 트렌드가 됐다. 까다로운 손님 입맛 맞추려면 여러 가지 하려고 하지 말고 잘 할 수 있는 메뉴를 전문적으로 해야 승산이 있고, 걷어 들일 생각보다 퍼줄 생각을 먼저 하고 정직하고 부지런하게 장사하다 보면 손님들도 알고 찾아온다”고 조언했다.

메뉴는 곰탕(6천원), 도가니탕(8천원), 우족탕(1만1천원), 갈비탕(1만1천원) 4가지.

주류는 모두 3천원, 정기 휴무일은 첫째·셋째 월요일이다.

‘대박 퀄리티’ 자랑하는 한방찻집 ‘달빛에 물들다’

흔히 전통시장 하면 그리 반갑지 않은 냄새를 떠올리기 쉽지만 북이사거리장에는 이런 우려를 말끔히 날려줄, 냄새만으로도 건강해지는 기분을 선물하는 한방찻집 ‘달빛에 물들다’가 있다.

가게에 들어서면 먼저 한방재료들의 익숙한 향이 코끝을 감싼다.

그 다음엔 한눈에도 오래돼 보이는 타자기, 여닫이문이 있는 TV장, 화로, 옛 문짝 등으로 장식한 예스러운 인테리어가 눈길을 끈다.

한의원 근무 경험을 살려 ‘장성에도 괜찮은 한방찻집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가게를 차렸다는 주인장 김일남 씨.

문을 연지 이제 겨우 한 달, 지인이나 주민들은 물론 흔치 않은 인테리어와 대박 퀄리티를 자랑하는 한방차 소문을 들은 사진작가, 여행객들이 심심찮게 ‘달빛에 머물다’를 찾아온다.

최고 인기 메뉴는 백작약, 숙지황, 당귀, 감초, 계피 등 15가지 한약재를 3일 동안 항아리에서 저온으로 직접 다려 만드는 쌍화탕.

김 씨는 “한의원에서 다리는 한약은 보통 2시간이면 되는데 약제가 가지고 있는 독성이 날아가는데 8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음식은 수고스럽더라도 진정성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고명으로 밤, 대추, 잣, 은행, 해바라기 씨를 올렸는데, 차를 기다리는 동안 심심하지 않게 미리 내온 누룽지를 부셔 넣어도 좋다.

쌉싸름하고도 단맛이 나는 쌍화탕을 천천히 음미하고 있는데 새싹쌈과 조청을 곁들인 구운 가래떡이 연달아 나온다.

주인장 김 씨는 “새싹쌈을 드신 뒤에 쌍화탕을 드시면 쌍화탕의 쓴 맛이 덜하게 느껴지고, 몸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거다”며 “차라고 생각하지 말고 약이라 생각하고 드시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적당히 구운 가래떡까지 조청에 찍어 먹고 나니, 식사 후 디저트라기보다 한 끼 식사로도 부족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추 속살이 그대로 느껴 질만큼 대추가 가지고 있는 맛과 향, 영양까지 고스란히 담은 대추고와 십전대보탕, 오미자주스, 직접 농사지어 정성껏 말린 하수오로 우려낸 차와 즙도 인기다.

정읍, 제천 등 약제시장에서 재료 준비도 해야 하고, 밤이나 대추도 직접 껍질 까고 손질해야 해서 당초 월요일은 가게를 쉴 생각이었는데, 미처 모르고 찾은 이들이 있어 문을 열고 있다. 비공식 휴무일인 월요일에는 예약손님에 한해 마을 주민이 키운 토종닭에 헛개, 오가피, 하수오 등 7가지 한약재를 넣고 두 시간 이상 푹 고아낸 토종닭 한방백숙과 역시 지역에서 생산한 들깨를 곱게 갈아 진하게 끓여내는 들깨수제비(점심 특선) 요리도 맛볼 수 있다.

최고의 한약재와 최상의 견과류 고명을 사용하고, 차에 곁들여 나오는 새싹쌈, 가래떡 등 찻값의 절반 이상이 재료비라 가게 운영이 어려워, 저녁시간에는 간단한 안주에 술도 판매한다. 간절하게 커피를 찾는 손님을 위해 핸드드립 커피도 준비해놓고 있다.

이야기를 나누는 와중에도 손님 맞으랴, 한 포대나 되는 밤 껍질 까랴, 저녁 안주거리 준비하랴 쉴 틈 없이 바쁘게 움직이던 김 씨는 “한정된 공간에서 부대끼다 보면 서로 서운할 수도 있고 의견이 맞지 않을 때도 있지만, 서로 도와서 다 같이 잘돼야 시장도 발전하는 것 아니겠냐”며 “열린 마음으로 이웃과 손님을 대하다 보면 우리끼리도 즐겁고 상설점포와 시장을 찾아온 손님들에게도 기쁨과 만족을 드릴 수 있을 거다”는 이야기를 꼭 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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