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중,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약수중,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 권진영 기자
  • 승인 2018.01.15 12:50
  • 호수 7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월 1일 폐교 예정, 지난 8일 마지막 졸업식 열려

1968년 개교해 50여 년의 역사를 이어온 북하면 약수중학교가 교육부의 적정 규모 학교 육성 정책에 따라 오는 3월 1일 폐교된다. 지난 8일에는 학생 및 학부모, 지역 주민들이 약수중학교의 마지막 졸업식을 지켰다.

2009년까지만 해도 학생수가 53명에 달했던 약수중학교는 당시에도 소규모 농어촌 학교에 속했지만 ‘소규모 학교는 있어도 소규모 교육은 없다’는 가치 아래 교직원과 학생 모두가 ‘희망을 주는 즐거운 학교’를 만들어가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이를 위해 ‘English Extensive Reading’(영어 다독 활동), ‘독서활동을 통한 1인 1문집 만들기’와 ‘발표활동을 통한 의사표현 능력 기르기’ 등의 특색교육활동, ‘발표활동을 통한 의사표현 능력 기르기’, 밝고 건전한 가치관을 확립시키기 위한 ‘마음 품격 높이기’ 3Do 운동, 조부모 찾아뵙기와 조상의 산소 찾아가기 등 ‘효 사랑 실천 운동’ 등 학과 실력과 인성을 함께 성장시키기 위한 다양한 교육을 펼쳐왔다.

도서관과 영어 전용 교실 및 과학실을 리모델링해 도시 학교에 비해 뒤지지 않는 시설을 갖추고, 젊고 우수한 교사들이 학생들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해 교육에 임하는 것으로 지역에 소문이 날 정도였지만 결국 급격한 학생 수 감소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약수중 관계자는 “2018년에는 재학생 전원이 졸업 또는 전학을 하게 되고 신입생 한명만이 입학을 희망하고 있어 존립과 폐교를 판단해야 하는 절박한 시점에 이르러 지난해 학부모 및 학교 운영위원회, 동문회, 북하면 기관·사회단체 및 교직원 등으로 통·폐합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협의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후 지역 주민, 동문회 등 약 150여 명을 대상으로 설명회 및 설문조사를 통해 의견을 수렴, 2017년 6월 30일 통·폐합을 결정했다.

장성북중, 신흥중과 함께 통폐합 대상이었던 약수중학교는 마을을 지켜온 학교가 폐교되는 것을 반대하는 주민들과 학부모들의 의지로 당시 백암중학교로 통폐합되지 않았지만, 결국 보다 좋은 교육 환경 마련과 적정 규모 학교 육성의 필요성에 따라 폐교 수순을 밟게 됐다.

약수중학구는 백암중학구로 조정되어 약수초등학교 및 약수중학교 학생들은 백암중으로 진학 및 전학하게 된다.

장성교육지원청 이영만 교육장은 “앞으로 통·폐합되는 약수중학교 활용 방안에 대해 공청회와 주민대표 회의 등을 거쳐 의견을 수렴하여 검토할 예정이다”며 “약수중학교 통·폐합으로 장성교육이 진일보 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8일 약수중학교 마지막 졸업식이었던 제48회 졸업식에서 오수득 약수중 총동문회장(1회)은 “1971년 1회 졸업을 한지 엊그제 같은데 올해가 48회 졸업이라니 격세지감을 느끼며, 오늘을 마지막으로 모교 문을 닫는다 하니 마음이 서글퍼지고 울컥하기조차 한다”며 “꿈은 결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쟁취하는 것이므로 사랑하는 후배 여러분들이 약수중학교 동문이란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미래시대를 대비하여 항상 최선을 다해 더불어 잘 사는 사회의 역군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날로 새로워라’는 교훈 아래 3,727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약수중학교.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지만 지역 주민들과 동문들의 가슴에는 영원히 남을 것이다.

 

이기우 선생 동상 앞에서...

겨울비가 부슬 부슬 내리는 약수중학교 졸업식 날

제법 어른스런 후배 5명이 식장에 앉아 있다.

오늘이면 뒤안길로 사라지는 교실은 텅텅 빈다.

교문 셔터는 굳게 닫힌다 겨우 48세 나이에...

거센 눈보라 비바람에도 굳굳이 지켜왔건만...

세파에 시달려 다리가 후들 후들 그렸나 보다.

설립자 이기우 선생 동상을 우두커니 바라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실까 거세지는 심경을 헤아려 본다.

오늘에야 죄책감과 울컥한 마음이 귀청을 때린다.

선각자 정신을 지키지 못해 제자들이 죄송하다고...

숭고한 유산을 지켜드리자 3,800여 동문들아!

두 주먹 불끈 쥐고 다짐 해 본다.

-약수중 총동문회장 오수득

故 이기우 선생은 1970년 12월 20일 장성공공도서관을 건립, 전남 최초의 공공도서관을 기증하는 큰 발자취를 남겼으며, 삼계중학교와 약수중학교, 보건소를 건립희사하고 많은 장학금을 기탁하는 등 고향 장성 고을의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편집자 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전라남도 장성군 영천로 168 3층
  • 대표전화 : 061-392-2041~2042
  • 팩스 : 061-392-24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변동빈
  • 법인명 : (주)주간장성군민신문사
  • 제호 : 장성군민신문
  • 등록번호 : 전남 다 00184
  • 등록일 : 2003-07-04
  • 발행일 : 2003-08-15
  • 발행인 : 류이경
  • 편집인 : 변동빈
  • 장성군민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장성군민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snews1@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