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민박집 위에 군 펜션단지?
주민 민박집 위에 군 펜션단지?
  • 권진영 기자
  • 승인 2018.01.08 13:53
  • 호수 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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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용도변경 해달라”

‘장성 개발촉진지구 시범사업’ 중 하나로 지방비 22억 원, 민자 유치 1,460억 원 등 막대한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었던 ‘축령산 휴양타운 조성 사업’이 민자 유치에 실패하며 ‘펜션 단지 조성’으로 사업 규모를 대폭 축소·변경하면서 주변 민박 운영자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개발촉진지구 시범사업’은 ‘지역균형발전 및 지방중소기업 육성에 관한 법률’ 제9조에 의거, 국토의 효율적 이용·개발·보전을 통한 지역 간 균형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2008년 장성군이 유치에 성공하면서 행정구역 면적 518.5㎢ 가운데 78㎢가 개발촉진지구로 편입되고 국토교통부로부터 500억 원을 지원받아 홍길동테마파크 조성, 황룡 행복마을 조성 사업 등 14개의 사업을 추진해왔다.

휴양타운 조성 사업이 펜션단지 조성 사업으로

이 중 하나인 ‘축령산 휴양타운 조성 사업’은 애초 서삼면 모암·추암·대덕리와 북일면 문암리 일원에 민자 유치를 통해 숙박·휴양문화시설, 상가, 녹지 및 기타 시설을 건립할 계획이었지만 장기간 민간투자자가 나타나지 않자 군은 사업 규모를 대폭 축소해 ‘편백숲 펜션 단지’를 조성하기로 하고 설계와 공사 발주를 마친 상태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서삼면사무소 2층 회의실에서 열린 ‘지역개발사업구역 및 개발계획 및 축령산 휴양단지 조성사업 변경에 따른 주민 공청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공청회는 계획이 수립되기 전 관계자와 전문가 의견을 듣고 주민 의견을 반영하는 것인데 오늘 공청회는 주민들이 반대하는 사업을 강행하기 위한 요식 행위에 불과하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군 관계자가 “애초 민자 유치를 통해 숙박, 공원, 주차장 등 5개 사업을 시행할 예정이었지만 민간투자자가 나타나지 않아 부득이하게 진입로와 펜션 5동을 짓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다”며 “확보된 원전기금 42억 원 중 절반은 토지 구입비로 사용했으며, 나머지로 펜션 조성 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지금도 대부분의 민박들이 텅텅 비어있는데 바로 옆에 관에서 펜션을 짓는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처음 설계를 할 때는 인근에 민박집이 없어 탐방객의 요구에 따라 숙박업소 설계를 했더라도 10년이 지난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으니 주민들의 의견과 상황을 반영해 펜션이 아닌 기념관이나 세미나실 등으로 용도를 변경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군 관계자는 “사업비(원전기금)가 도비 보조금이라 용도 변경이 불가능하고, 건설회사와도 이미 계약이 끝나 계약 파기에 따른 소송을 당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원전기금, 용도변경 가능

그러나 ‘장성군 원전 인접지역개발사업 지원현황(2012~2017, 전남도)’ 자료에 따르면, 이미 2012년부터 2014년까지 41억8천만 원이 이미 지원이 끝난 상태고, 세부사업명은 ‘축령산 휴식타운 조성’으로 명시되어 있다.(사진)

전남도 관계자는 “원전기금은 원전특별회계를 통한 자치단체 보조 사업으로 전남도 각 시군에 내려 보내고 있지만 사업계획에 변동 사유가 있을 경우 지자체가 변경신청서를 제출하면 심의·검토 후 통보하는 식으로 사업 변경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제 황룡행복마을 조성 당시 주차장 및 전주 지중화사업 예산으로 원전기금 12억 원을 받았다가, 마을 조성이 늦어지자 사업비 부족으로 공사가 중단된 북이면 신평리 전원마을 2차선 도로 공사에 투입하기 위해 2012년 7월 전남도에 변경신청을 하고 8월에 변경승인을 받은 전례도 있었다.

장성군에서 제출한 축령산 휴식타운 조성 계획안에는 도비(원전기금) 이외 군비와 민자 유치 등이 포함되어 있는데, 군이 사업을 변경해 원전기금만으로 펜션단지를 조성하기로 한 사실을 전남도에서는 파악하고 있지 못했다.

도 관계자는 “6월 경 시군별 원전 인접지역개발사업 진행 상황에 대한 세부사업평가를 실시할 예정인데, ‘축령산 휴식타운 조성’ 사업 내용 변경과 관련해서는 이번 주 내로 담당자를 현장에 보내 실사를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2008년 개발촉진지구 시범사업 중 하나로 야심차게 시작했다 민자 유치에 실패하며 10년 가까이 난항을 겪어온 ‘축령산 휴양타운 조정 사업’이 주민과의 갈등뿐만 아니라 원전기금 사업계획 변경과 관련한 전남도와의 협의 체계 부재로 또 다시 암초를 만났다.

공청회에 참가한 한 주민은 “휴양타운을 짓든 펜션을 짓든 목적은 축령산과 탐방객 그리고 주민을 위한 것이어야지, 다른 것이 있어서는 안 되지 않느냐”며 “오늘 주민들이 너무 적게 와 1월 중으로 다시 한 번 자리를 만들겠다고 했으니 그때는 면에서도 홍보를 많이 해서 한 사람이라도 더 와서 듣고 발전적인 의견이 있으면 얘기할 수 있도록 하고, 군에서도 주민들의 의견을 안 된다는 쪽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사업에 반영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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