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화 국장, 30년 지킨 ‘북상우체국’ 떠난다
변동화 국장, 30년 지킨 ‘북상우체국’ 떠난다
  • 권진영 기자
  • 승인 2018.01.02 10:30
  • 호수 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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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친 변수연 씨 뜻 이어 ‘고향 지킴이’ 자처

1988년 1월 1일, 부친에게 국장직을 승계 받아 30여 년 간 북상우체국을 지켜온 변동화 국장이 지난달 31일 업무를 마지막으로 퇴임했다.

북상우체국은 1965년 11월 15일 별정우체국으로 개국해 10년 뒤인 1975년 북상면이 수몰되면서 현 장성호 상류로 자리를 옮겼다.

북상 우체국이 개국될 당시 농어촌에는 4~5개 면에 우체국 한 곳 정도가 있을 뿐이어서 편지가 배달되는 데만 15일에서 길게는 20일 정도가 걸렸다.

이에 국가적으로 1면 1국 우체국 설립이 추진되고, 변동화 국장의 선친인 변수연 씨가 사재를 털어 부지를 마련하고 건물을 세워 북상우체국을 개국했다.

이후 전신전화업무(‘66년~84년), 전화교환업무(’79년~84년) 등을 맡아오다 변동화 국장 승계 뒤 온라인 업무(‘90년 개시), 현금자동지급기 업무(’98년), 집배광역화(‘99년), 국제우편 전산화업무(’99년) 등을 해 오고 있다.

북상우체국은 수몰의 아픔을 겪은 지역 주민은 물론 전국 각지로 흩어진 실향민들의 추억이자 역사다.

마을이 수몰 된 뒤 6천 여 명의 면민 중 고향에 남은 2천여 명의 주민들에게 북상우체국은 세상과의 연결고리이자, 주민 소득 증대를 위한 고향 농특산물 판매에도 앞장서는 든든한 버팀이다.

체신부 직원 사이트와 향우들을 통해 지역 농산물인 쌀, 곶감, 사과, 복분자주, 고추, 고구마 등을 홍보하고 판매 대행에 나서 생산자들에게는 수익을, 소비자에게는 신선한 제철 농산물을 공급하고 지역을 알리는 중책을 담당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그립고 애타는 마음에 고향을 찾은 실향민들에게 북상우체국은 따뜻한 쉼터이자, 함께 나고 자란 변 국장이 변함없는 웃음으로 맞아주는 ‘제 2의 고향’이다.

변 국장은 “이제 고향 마을을 볼 수는 없지만 우리 실향민들이 이곳에 올라 장성호를 바라보며 추억이라도 할 수 있었으면 한다”며 우체국 맞은편 높은 자리에 사재를 털어 사향정을 지었다.

1997년 덕신마을 조성(10가구), 2014년 덕재마을 조성(20가구) 등 장성댐 건립과 둑높이기 사업으로 수몰된 지역 주민들을 위한 이주단지를 조성하고, 북상면 향우회와 체육회가 결성되는 데도 힘을 보탰다.

“단 한명이 근무하더라도 지역 방범치안을 위해 파출소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며 통폐합될 뻔 했던 북상파출소가 존립할 수 있도록 애를 쓰기도 했다.

변동화 국장은 “37년의 공직 생활을 마치고 떠나면서 과연 선친의 뜻을 제대로 받들어 일했는가를 되돌아보며, 이제 개국 53년을 향해 가는 북상우체국과 북상지역 주민들, 고향을 떠난 실향민과 향우들을 새로운 국장과 직원들에게 맡긴다”면서 “주민들과 실향민, 향우들과 함께 울고 웃었던 기억들을 소중하게 가슴에 담고, 이제부터는 바깥일로 무심한 남편인데도 최선을 다해 내조해 준 아내에게 고마움을 갚으며 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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