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험을 본 학생들에게
수능시험을 본 학생들에게
  • 변동빈 기자
  • 승인 2017.11.28 19:26
  • 호수 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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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 관료가 되기 위해서는 과거에 급제해야 했다. 부모나 집안의 배경으로 과거에 합격하지 않고도 벼슬을 하는 음서제가 있기는 했지만 대부분은 과거를 통해 관리가 되었다.

과거에는 문과와 무과 그리고 잡과가 있었다. 그리고 생원`진사시가 있었는데 이는 관료 선발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었고 일종의 예비고사와 같은 것이다. 생원‘진사시를 소과라고 부르고 문과를 대과라고 하기도 했다. 진사시에 합격하면 조선시대 최고의 인재 양성기관인 성균관에 들어갈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된다.

잡과는 통역관, 의사 등 기술직이 되기 위한 시험으로 주로 중인계급에서 응시하였다. 과거는 보통 3년마다 실시하였는데 임금이 성균관 문묘에 참배하러 갔을 때 치르는 알성시와 왕자가 태어나는 등 왕실의 경사가 있을 때에 경과를 치르기도 했다.

생원시는 사서삼경의 이해를 물었는데 진사과는 작문능력 그러니까 요즘의 논술시험과 같은 성격의 시험이다. 그런데 공정한 평가를 위해 응시자의 인적 사항인 이름, 나이, 거주지, 본관, 아버지와 할아버지, 증조할아버지와 외할아버지의 이름과 관직을 적은 종이를 접어서 시험관이 보지 못하도록 풀로 붙였는데 이를 피봉이라고 한다.

또한 채점하는 시험관이 필체나 답안지 내의 표식 등으로 응시자를 알아보지 못하게 답안을 서리들에게 모두 베껴 쓰게 하기도 하였다. 시험관의 채점은 서리가 쓴 사본을 활용하게 하여서 시관과 응시자의 사이에 있을 수 있는 부정행위를 막았는데 이처럼 답안을 베낀 것을 역서라고 한다.

생원시와 진사시 그리고 잡과에 합격하면 백패를 주었고, 문과나 무과에 합격하면 홍패를 나누어 주었는데 홍패는 대궐에서 임금이 직접 주었으며 가족 친지들과 참관하게 하였다.

특히 문과에 급제해야만 맡을 수 있는 관직이 있었는데 임금에게 직언하는 사간원, 자문기관인 홍문관, 교육기관인 성균관, 외교문서를 담당하는 승문원 등의 관리는 반드시 문과에 급제해야만 하였다.

한편 조선시대 문과 급제자의 평균 나이는 36.4세로 40세 이상의 합격자가 40%에 달했다. 퇴계 이황은 11년의 재수 끝에 34세의 나이로 문과에 급제하였고, 9번의 장원 급제로 신동이라는 별명이 붙은 율곡 이이는 29세에 문과에 급제하였다. 심지어 70세가 넘어 문과에 급제한 사람들도 있었다.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수능시험이 1주일 연기되어 23일에 치러졌다. 수능은 고등학교 내신과 함께 대학입학을 하는데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는 시험이다. 수능성적에 따라 자신들이 원하는 대학이나 학과에 진학할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한 선택을 할 수도 있다.

수능은 일생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시험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일생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어쩌면 이제 새로운 시작일 뿐이다. 좋은 대학이나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학과를 졸업했다고 모두 행복하거나 성공한 삶을 살지는 않는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여러 번의 선택의 기회가 있게 되고 그 때마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자신의 운명을 바꿀 수도 있다. 따라서 이번 수능의 결과에 따라 지나치게 기뻐할 것도 낙담할 것도 없다는 얘기다.

조선시대 최고의 성리학자로 꼽히는 퇴계 이황선생도 34세에 문과에 급제하였듯이 수능 시험을 치른 스무 살의 젊은이들에게 앞으로 얼마나 많은 기회가 올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또한 수능성적이 원하는 것만큼 나오지 않은 것이 더 많은 기회를 가져올 수 있는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

원하는 성적이 나오면 자신이 목표했던 것만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오히려 더 다양한 길을 모색하기 때문이다. 수능을 치른 학생들과 부모들 모두 참으로 애썼다. 하지만 절대로 수능성적으로 용기 잃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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