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역할과 한계
언론의 역할과 한계
  • 변동빈 기자
  • 승인 2017.09.25 11:44
  • 호수 69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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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 미국에서는 미디어 시장이 급성장을 이루기 시작했다. 신문은 가구당 평균 1부씩 구독하었고, 라디오의 보급이 시작되었으며 무성 영화시장의 성장도 놀라울 정도였다. 특히 노동자가 평균 주 3회 영화를 관람했는데 이는 글을 읽을 수 없고, 영어를 알아듣지 못하는 문맹자나 이민 노동자들에게 특히 인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 매스 미디어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던 시기로 마치 사수가 총을 쏘면 과녁에 탄환이 적중하듯 방송 또는 신문에서 선전하는 내용이 시청자나 구독자의 사고나 행동에 영향을 준다는 뜻의 탄환이론이 생겼다.

특히 1차 세계대전 때인 1914년 영국은 전쟁선전국을 설치하여 매스 미디어를 최대한 활용하였고, 이를 경험한 나치 독일도 대중계몽부를 설치하여 괴벨스라는 선전장관이 언론을 통제하고 언론은 국민에게 선전·선동하는 도구가 되었다.

러시아에서도 볼세비키 혁명이 가능했던 것은 미디어의 영향이었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적지 않다. 이처럼 1920~40년대까지 미디어가 사회에 미친 영향이 매우 컸던 것이 사실이다.

최근에 와서 매스 미디어의 영향은 크게 줄어들었다. 모바일의 대중화로 티브이나 신문을 통해 얻는 정보보다 소셜네트웍에 의한 소통이 크게 늘었고,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해 개인이 뉴스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종이 신문의 발행부수는 계속 줄어들고 있고, 공중파 방송의 시청률도 예전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언론을 장악하여 국민들의 생각이나 행동을 좌우하려는 시도는 이제 불가능하게 된 것이다.

공영방송인 KBS와 MBC의 파업이 계속되고 있다. 사상 유래가 없는 노조원들의 파업 찬성과 동참에서 그들의 공정방송에 대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하지만 노조원들의 파업은 결국 그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종합편성프로그램이라고 하는 방송이 허가되어 티브이 채널이 늘었다고 하지만 KBS와 MBC의 시청률은 날개 없는 새처럼 추락하였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정국에서 KBS와 MBC의 뉴스 시청률은 종편인 JTBC 뉴스의 절반 밖에 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되었다.

공정하지도 약자의 편에 서지도 않은 공영방송은 지금 거의 몰락의 수준으로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양대 공영방송의 노동자들이 파업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방송과 신문의 영향력이 줄어들었다고 하지만 그들의 소명인 권력의 감시와 약자들의 보호 그리고 시민들의 여론을 바르게 담아내는 역할을 무시해서도 소홀히 해서도 안 된다.

권력의 편에 선 언론은 잠깐의 단물을 먹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독자들의 외면이라는 참담한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물론 언론경영이라는 현실적 유혹과 배고픔을 견디지 못하는 언론 종사자들의 요구 사이에서 권력이 주는 당근은 뿌리치기 힘든 갈등이 될 수밖에 없다.

야당은 현 정부가 공영방송을 길들이기 위해 KBS와 MBC 사장에게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그들이 과거 정부에서 무슨 일을 했는지는 양대 방송사의 노조원들과 국민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방송사나 언론사도 분명 경영이라는 상업적 성격을 갖고 있으며 경영을 못하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언론은 문을 닫더라도 바른 길을 목표로 가야만 한다.

지방선거가 이제 8개여 월 밖에 남지 않았다. 지역 언론사 사주를 비롯한 언론 종사자가 언론을 통해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겠다는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언론 본연의 책무인 후보자에 대한 바른 정보와 자질을 알리는 일을 방기해서도 안 된다. 겸손한 태도로 독자들의 마음과 소통할 수 있는 지역신문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모두에게 절실히 요구되는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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