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공감 얻지 못한 ‘고향의 강 정비사업’
주민 공감 얻지 못한 ‘고향의 강 정비사업’
  • 장성군민신문
  • 승인 2017.09.11 15:11
  • 호수 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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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갈밭에 나무·꽃 심어 대부분 고사

막바지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취암천 고향의 강 정비사업’이 기반 조성을 외면한 조경 식재로 예산 낭비라는 지적과 함께 ‘친수 공간 조성이라는 원래 취지를 망각한 막무가내 공사’라는 지적이다.

2백억 원 규모, 친수 공간 조성비용 10억

고향의 강 정비사업은 전남도가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 건설 산업 활성화를 위해 실시한 하천 정비 및 재해 예방 사업(고향의 강 정비사업 6지구, 하천재해예방사업 40지구, 생태하천 조성사업 15지구) 중 하나로, 일선 시군의 대표 하천을 역사와 추억, 자연이 소통하는 친수(親水)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한 사업이다.

사업 기간은 2013년 9월부터 올 9월까지로, 실시설계를 비롯한 공사 전반을 전남도에서 관할한다.

황룡면 취암천 5.38km 구간 제방축제(2.52km), 호안공사(3.33km), 교량건설(1.5개소), 조경, 산책로 조성 등 2013년부터 연차적으로 진행된 취암천 고향의 강 정비사업의 총 사업비는 2백억을 웃돈다.

이중 조경, 산책로, 정자, 벤치 등 친수 공간 조성을 위한 사업비는 10억여 원이다.

돌무더기 위에 꽃 심고, 나무 심고..

최근 “취암천 정비 공사를 하면서 하천부지를 따라 나무와 식물들을 심은 것 같은데 다 죽어가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찾은 현장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공사 중 제거한 잡초와 나무줄기들은 군데군데 말라비틀어져 있고, 굵은 돌들을 여기 저기 모아 놓은 것도 보였다.

산책로처럼 보이는 길을 따라 포대와 나무 상자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는데, 상자에는 ‘쑥부쟁이’, ‘창포’, ‘앵초’ 등의 이름이 적혀 있었고, 식물을 옮겨 심고 버려진 작은 포트화분은 셀 수 없을 정도였다.

문제는 산책길 양쪽 크고 작은 돌무더기 속에 심은 나무와 꽃 대부분이 죽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기반을 조성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식재한 탓에 예산 낭비는 물론, 친수 공간이 아닌 ‘눈살 찌푸려지는 공간’으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인공구조물 최소화한 자연형 하천 복원이 ‘생태계 살린다’

인가가 드문 황룡RPC 인근 사업 구간 자갈밭의 꽃과 나무가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고사하고 있는 반면, 주거지 근처 민원이 제기된 구간은 돌무더기를 골라내고 흙을 성토하는 등 조경을 위한 기반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황룡면 주민 A씨는 “2008년 영산강 샛강 살리기 일환으로 추진하던 취암천 보전사업이 우수 사례로 선정되어 환경부장관상을 받기도 했고 지역 사회단체와 주민들이 하천 생태지도 작성, 하천보전활동 등 취암천 살리기 추진사업도 했었다”며 “이번 공사 이름이 ‘고향의 강 정비사업’이라기에 인위적인 정비가 아닌 자연 친화적인 정비를 기대하며 지켜봤는데 역시나였다”고 고개를 저었다.

주민들은 ‘애초 고향의 강 정비사업에 가까워지려면 본래 취지인 자연형 하천 복원이 우선되어야 하고 인공구조물은 최소화해야 하는데도, 인공조경하천이 됐다’고 입을 모은다.

역사와 추억, 자연이 소통하도록 강을 정비하는 것이 목적인 ‘고향의 강 정비사업’이 오히려 자연 생태를 훼손하고 산책로나 광장, 인공조경 등 도시형 정비 사업 형태로 진행되어 본래 의미를 잃은 것 아니냐는 것이다.

국·도비도 세금, 사업추진 신중해야

여러 형태의 하천 정비 사업이 실질적으로는 토건(토목과 건축) 사업이 대부분이어서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것은 물론 수질 정화, 재해 예방, 친수 공간 조성 등의 목적에 맞지 않게 사업이 진행된다는 지적이 늘 있어왔다.

200여억 원 이상이 들어가는 취암천 고향의 강 정비사업도 사업의 본질이 무엇이고, 이렇게 막대한 예산을 들여가며 반드시 해야 할 필요가 있는 사업인지 의구심을 갖는 주민들이 적지 않다.

이에 친환경적이고 주민들이 환영할 수 있는 하천 정비 사업이 될 수 있도록 전남도는 물론 군에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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