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고독사
늘어나는 고독사
  • 변동빈 기자
  • 승인 2017.09.11 11:17
  • 호수 69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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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사는 혼자 사는 사람이 질병 또는 돌발적인 원인으로 사망하는 것을 말한다. 도시화와 문명화로 각종 편의시설의 발달과 가족과 떨어져 살거나 또는 혼자 생활하는 사람이 급증하면서 혼자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며칠 전 대학교수였고, 소설가였던 마광수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넓은 의미에서 가족도 없이 혼자 살아왔던 마교수가 외로움과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쓸쓸하게 죽음을 맞은 것도 고독사의 한 종류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고독사는 가족이나 동거하는 사람 없이 혼자 죽음을 맞아 며칠이 지나도 모르는 경우를 말했다. 그런데 최근 전체 고독사자 가운데 40~50대 중년층이 차지하는 비율이 40%에 달한다는 통계가 나왔다.

더구나 고독사자 가운데는 남성 사망자의 비율이 매우 높고 이들 가운데는 자녀와 아내를 외국에 보내고 혼자 이들을 뒷바라지하는 기러기 아빠들도 적지 않았다. 가족이 떨어져 지내면 애틋함도 줄어드는 것이어서 그런지 유가족들은 기러기 아빠의 죽음에 무덤덤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자녀들을 위해 번 돈의 대부분을 외국으로 보내주고, 어렵게 살아야만 했던 가장은 그저 돈 버는 기계로 전락해버렸는지 모르겠다.

고독사자들은 혼자 죽음을 맞기 전까지 대부분 외부와의 교류가 끊어지고, 생활환경이 열악할 뿐 아니라 배달음식 또는 인스턴트식품으로 끼니를 때우거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과다한 술을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독사자가 늘어나는 원인은 급속히 늘어나는 중년층의 1인 가구와도 관련이 깊다. 노인층은 경로당, 마을회관 등을 통해 이웃과 소통하고 있고,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독거노인에 대한 안부 묻기 등으로 고독사가 적은 편이다.

그런데 경제적인 이유 또는 이혼 등으로 혼자가 된 40~50대의 중년층은 가난과 함께 사회와 격리가 되고, 죽는 순간 뿐 아니라 죽음을 맞이하기 전까지도 외로움과 질병과 싸워야 한다.

더구나 이러한 현상은 개인주의가 심화되어가는 사회구조상 개선되기보다 갈수록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사회적 질병의 하나가 될 것이 분명하다.

1950년 6.25 전쟁이라는 비극과 함께 폐허가 되었던 우리나라가 70년대를 지나 산업화 과정을 겪으면서 눈부신 경제 발전을 이루었고, 경제 규모로는 선진국 대열에 진입했다. 하지만 빈부 격차가 늘어나고, 빈익빈 부익부라는 사회왜곡이 깊어지면서 많은 부작용들이 나타나고 있다. 고독사도 이런 사회적 왜곡이 드러낸 상처의 하나이다.

과거에는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가난한 삶속에서도 향약이나 두레, 계 등 지역사람들이 규범을 만들고 모임을 가지며 이웃이 서로 돕고 보살피는 공동체 의식이 널리 퍼져 있었다.

가족의 구성원도 3대 이상이 모여 살며 대가족을 이루면서 가난하지만 서로 의지하고 행복한 삶을 살았지만 지금은 혼자 살며 넉넉하지만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사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최근에 편의점에서 혼자 먹을 수 있는 1회용 간편식이 적지 않게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혼자 먹는 밥이라는 뜻에서 혼밥, 혼자 마시는 술인 혼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행복은 혼자가 아니라 누군가와 공감했을 때 느끼는 감정이라고 한다. 사랑을 할 때나 사랑을 받을 때, 내가 가진 것을 나누었을 때와 생각이나 가치가 닮은 사람들이 같은 일을 할 때에 행복을 느낀다는 것이다.

고독사망자는 죽는 순간에만 혼자 있는 것이라 죽을 때까지 가난과 외로움 그리고 병고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더구나 고독사가 혼자 사는 노인들의 문제가 아니라 한참 일할 수 있는 중년층에서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공동체 의식과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 전통 문화가 더욱 절실하고 이를 복원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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