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욕망
사랑과 욕망
  • 변동빈 기자
  • 승인 2017.08.28 10:11
  • 호수 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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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을 상징하는 여신인 비너스의 원래 이름은 아프로디테(Aphrodite)다. ‘거품에서 태어난 자’라는 뜻인데 그리스어로 ‘거품’을 뜻하는 ‘아프로스(aphros)’가 어원이다. 라틴어로 4월을 뜻하는 ‘아프릴리스(aprilis)’에서 유래하여 4월을 아프로디테의 달이라고도 한다.

아프로디테는 샛별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으며 크로노스가 우라노스의 생식기를 낫으로 잘라 바다에 버렸을 때 생긴 거품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그런데 또 다른 신화에는 아프로디테는 둘이 있는데 ‘아프로디테 우라니아’는 우라노스의 생식기에서 탄생한 나이 많은 여신으로 육체적 사랑이 아닌 영혼이 사랑을 주관한다. ‘우라니아’는 ‘하늘의’라는 뜻으로, 하늘의 고귀한 사랑을 상징한다. ‘아프로디테 판데모스’는 제우스와 디오네 사이에서 탄생한 나이 어린 여신으로 영적인 사랑보다 육체적이고 쾌락적인 사랑에만 관심을 둔다. ‘판데모스’는 ‘모든 민중의’라는 뜻으로 민중의 세속적 사랑을 상징한다.

아프로디테는 신들을 주관하는 제우스의 명에 따라 가장 못생긴데다 절름발이인 대장장이 신 헤파이스토스와 결혼하였다지만 둘 사이에는 자식이 없었다. 그녀는 애인 아레스와 사이에서는 에로스 등 여러 명의 자식을 낳았고, 디오니소스와 사이에서 프리아포스를 낳았고, 인간 안키세스와 사이에서 로마의 시조로 알려진 아이네이아스를 낳았다.

얼굴도 못생긴데다 절름발이에 사내구실도 못한 헤파이토스와 결혼한 아프로디테는 전쟁의 신 아레스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만났고, 헤파이토스는 아내의 침대에 보이지 않는 그물을 설치한 뒤 아프로디테와 아레스가 침대에서 사랑을 나눌 때 그물에 가두어 모든 신들에게 공개하였다. 요즘으로 말하면 동영상을 찍어 세상에 유포해 버린 것이다.

결국 집을 나온 아프로디테는 미소년 아도니스를 사랑하자 아레스가 질투심에 불타 숲으로 사냥하러 나온 아도니스를 멧돼지로 변신하여 들이받아 죽여 버렸다. 인간의 욕망과 질투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이다.

인간은 욕망이 낳은 결과다. 성경에는 아담과 하와(이브)가 선악과를 따먹고 야훼께 원죄를 지었다고 하였는데 선과 악을 구분하는 지혜를 준다는 선악과는 바로 성적 욕망이라고 일부 신학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사람 뿐 아니라 모든 생명이 있는 것들은 종족 번식을 위한 본능이 있고, 그 본능은 바로 생식이라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공자는 인간의 본능을 받아들이고, 욕망이 지나치지 않도록 경계하는 말씀을 강조했다. 그는“나는 아직 여색을 좋아하는 것처럼 덕을 좋아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고 했다.

또한 “덕을 좋아하는 것을, 여색을 좋아하는 것과 같이 하여, 제후는 여색을 탐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군자는 여색을 멀리하여, 이를 백성의 기강으로 삼는다.”고 했다. 공자는 “탐하지 말라”고 강조하였다.

사랑이란 인간만이 갖는 욕망의 아름다운 승화이다. 하지만 욕망 속에는 질투와 분노 그리고 미움이 함께 섞여 있다. 욕망이 탐욕이 되면 분노와 미움이 더욱 커지게 되고, 욕망이 사랑으로만 정제 되었을 때 자비심과 측은지심이 나타나는 것이다.

최근 남성에 의한 데이트 폭력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심지어 여성의 헤어지자는 말에 남성이 여성을 살해하는 일도 적지 않다. 욕망만을 부추기고 있는 사회가 만든 당연한 결과이다. 심지어 종교마저 욕망을 자극하고 이루려는 도구로 전락해버렸다. 열심히 기도하면 욕망을 이루게 해준다는 것은 예수나 붓다의 가르침에는 없는 종교 지도자들의 사기행위이다. 성경이나 불경에는 욕망을 버려야 한다고 수없이 강조하고 있다.

보통 사람들은 욕망이 없으면 의욕도 지혜도 사라지게 된다. 하지만 욕망을 쫓으면 탐욕에 빠져서 지혜가 타버리게 된다. 사람들은 욕망의 상징인 아프로디테를 미의 화신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욕망은 질투를 낳고 살인을 부르기도 했다. 욕망을 자제하는 것은 사람만이 할 수 있으며 지혜를 기르는 방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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