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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제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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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9호] 2017년 06월 19일 (월) 10:02:11 장성군민신문 webmaster@jsnews.co.kr

문틈시인
시민기자

 인공지능 알파고한테 내리 3게임을 진 커 제가 펑펑 울었다고 한다. 커제는 중국의 최고 바둑 고수다. 한국의 이세돌이나 이창 호한테 져서 통곡한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 한테 패배해서 운 것이라는 데 나의 관심은 별나다.
마지막 세 번째 게임에서 중간에 패색이 짙은 커제는 묘수를 찾지 못해 화장실에 가 서 울었다는데, 내게는 이 모습이 장차 다 가올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간의 모습을 상징한 것으로 보였다. 기계한테 졌다고 운 다는 것은 우리가 상상하기 쉽지 않은 일이 다. 기계가 인간보다 힘이 세고, 기계가 인 간보다 연산을 잘하는 것은 우리가 당연시 해온 것이다. 그동안 기계는 아무리 똑똑해 도 인간의 도구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왜 커제는 울었을까. 그 깊은 속이 야 모를 일이지만 기계 앞에서 최고의 바둑 고수가 인간의 한계를 절감했기 때문이 아 니었을까. 알파고가 이세돌하고 붙었을 때 이미 인공지능 시대의 충격과 놀라움, 그리 고 4차 산업혁명이 가까이 오고 있음을 짐 작한 바 있다.
그러나 그때는 알파고가 이 정도는 아니 었다. 그새 알파고가 빛의 속도로 수천만 번 자신이 고안한 기보를 가지고 바둑 연습 을 했다. 인간 누구도 알파고와 겨룰 수가 없게 진화한 것이다.
기계와 겨루고 그 패배로 인해 울었다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이제 기계는 단순히 힘 자랑하고, 계산 잘하는 데서 나아가 지능을 갖춘 ‘기계 인간’의 능력을 갖추게 될 참이 다. 알파고가 바로 그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인간은 인공지능이라는 최대의 협력자를 얻게 되었는데 그것은 또한 최대의 적이라 는 얼굴을 하고 있다.
벌써부터 인공지능은 인간의 능력을 대 체해가고 있는 중이다. 인공지능이 주가변 동을 인간보다 더 잘 예측하고, 인간보다 더 법률상담을 잘하고 있다. 인공지능은 운 전수 없는 차를 운행하고, 환자를 진찰하고, 미래를 내다본다.
인공지능이 인간이 가진 오감을 따라잡 지는 못하고 있지만 특정 분야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직업적인 업무를 빨리, 정확히, 많이 해내고 있다. 이것은 주요 직업 전선 에서 인간을 밀어내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미국의 한 아이티 기업 총수는 인공지능 로봇에게 세금을 물려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공상 같은 이야기가 아니다. 호킹 박 사는 인공지능이 발달하게 될 세상에 대해 서 우려한 바 있다. 기계가 인간을 지배(?) 하는 사태를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다.
포스코의 자회사 하나는 일년에 수천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단 20명의 직원이 근 무하고 있다고 한다. 인공지능 시대가 펼칠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함께 불안한 생각도 든다. 인공지능의 출현은 그 기본 바탕에 ‘문명의 발전’이라는 가설을 깔고 있다. 그 리고 그 문명이 인간을 이롭게 한다고 믿고 있다. 정말 그럴까.
인간이 하는 많은 일들을 인공지능이 대 신하면 인간은 무엇을 하고 살아야 할까. 인간은 돈이 있든지 없든지 ‘일하는’ 데서 존재 이유를 증거한다. 일하지 않고 있으면 진정으로 살고 있다고 하기 어렵다.
일은 자기 구원이라고 할 수 있다. 일하지 않는 인간은 궁극적으로 인간 대열에서, 삶 의 의미에서 이탈할 수밖에 없다. 보통 우 리는 일하지 않기 위해서 일한다. 즉 편하 게 살기 위해서 일한다. 그러한 모순 속에 서 살고 있는 것이다.
만일 인공지능이 일하는 인간으로부터 ‘일’을 빼앗아간다면 어떻게 될까. 일을 함 으로써 인간은 근육은 물론이고, 뇌의 활동 을 정상 상태로 유지한다. 또한 정신을 건 강하게 한다. 그런데 많은 일들을 기계가 대신한다면?
인공지능이 점점 인간의 영역을 침범해 올수록 우리는 천국으로 한 걸음씩 다가가 는 것이 아니라 지옥으로 가는 길 위에 서 있게 될지 모른다. 한 번 인간의 생겨먹은 모습을 보라. 발은 걷도록 고안되었으며, 손 은 무엇인가를 잡도록 설계되어 있다 인간 은 무엇인가 일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인공지능이 탑재된 여러 기계들 이 세상을 지배한다? 상상해보건대 인간은 미래에 인공지능 로봇을 한 대씩 구입해서 옛날 양반들이 하인을 부리듯이 뒷짐 지고 팔자걸음을 하면서 살게 될까. 그런데 문제 는 하인이 주인보다 더 영리하고 똑똑해질 경우는 어떻게 될까.
커제가 이제 초보라고 할 수 있는 인공지 능 알파고 앞에서 ‘넘사벽’을 만나 울었는데 인공지능의 진화 속에서 인간은 로봇의 주 인이면서도 하인 노릇을 하게 될 기묘한 처 지가 될지도 모른다.
우리나라는 아이티 세계의 하드웨어 분 야에서 열심히 뛴 덕에 그런대로 먹고 살았 는데 인공지능 개발에 국력을 기울이는 강 대국들의 국제전에서 과연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지 걱정이 된다. 이런 때일수 록 정치가 과거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앞으 로 가야 한다. 커제처럼 울지 않고 살 수 있 으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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