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의 도시를 추진 중인 담양군
인문학의 도시를 추진 중인 담양군
  • 변동빈 기자
  • 승인 2017.06.05 10:43
  • 호수 67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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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 생태도시에서 인문학 특구 지정을 추진 중인 담양군이 ‘인문학의 도시’라는 슬 로건을 내걸고 생태, 인문학 관광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한다.

담양군은 지난해 약 70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했다며 2020년까지 연 1천만 명의 관광 객을 유치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발 빠른 행보를 하고 있다.

또한 담양군은 이미 식영정을 한국 가사문학의 산실이라며 임억령, 김성원, 고경명, 정 철을 대표적인 인물로 삼아 그들의 시와 문학에 대한 연구와 발표를 계속해 왔다.

하지만 흥선 대원군이 호남 팔불여(八不如)를 말하며 “글은 장성만한 곳이 없다(文不如長城)”고 하였는데 담양이 인문학 특구를 추진하고 있을 때 장성군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 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

담양군이 공식 홈페이지에 담양의 인물이라고 소개하고 있는 인물 가운데 면앙정 송순 과 소쇄공 양산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담양 사람이 아니다.

송강 정철은 서울 사람으로 담양으로 낙향하여 머물다 간 사람이고, 미암 유희춘은 해 남 사람으로 말년에 담양에서 잠시 살았을 뿐이다. 석천 임억령도 해남사람으로 담양부사를 지낸 인연이 있다. 제봉 고경명은 광주에서 태어나 임진왜란 때 담양에서 의병을 일으 킨 까닭으로 담양의 인물이라고 하고 있다.

 심지어 하서 김인후 선생을 담양의 인물로 소개하고 있는데 하서는 담양의 소쇄공 양산 보의 아들 양자징을 사위로 맞은 인연이 있어서 현재의 소쇄원을 설계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하서는 고향으로 돌아와 맥동에 백화정(百花亭)을 지었는데 소쇄원보다 규모가 더 컸다 고 전한다. 그런데도 담양군은 하서선생을 담양의 인물로 끌어다 소개하고 있다. 장성은 어떤가? 스무 살에 과거에 급제하고 문하시중(門下侍中)에 올랐으며, 호남 성리 학의 비조라고 할 수 있는 절효공 서릉 선생이 있다.

하서 김인후와 그의 제자인 하곡 정운용, 금강 기효간 그리고 청백리로 너무 잘 알려진 지지당 송흠, 아곡 박수량과 단종 폐위로 벼슬을 사양하고 은둔한 손암 김신덕과 화차를 만든 망암 변이중과 광해군의 폭정을 비판하며 낙향 은둔한 망암의 아들 자하 변경윤, 우 암 송시열의 수제자로 알려진 금강의 손자 송암 기정익, 4천여 수의 시를 남긴 것으로 알 려진 추담 김우급과 미산 김여옥, 노사 기정진, 송사 기우만, 성재 기삼연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인물들이 장성에서 태어났다.

선비나 학자가 돌아가시면 자손이나 제자들이 그의 글이나 시 등을 묶어 문집을 발간한 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문집이 전하고 있는 곳이 장성군이라고 한다면 믿기 어려울 것이다. 양반의 고장이라고 하는 안동이나 영주군 등도 장성군만큼 많은 문집을 발간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성군은 조선시대에 약 5백여 명의 학자나 선비 등이 문집을 남긴 것으로 조사되었다. 추담 김우급의 담집은 8권으로 되어있는데 시만 4천여 수로 장성의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어 사료적 가치로도 매우 소중한 유산이다. 그렇다면 인문학 특구 또는 인문학 관광도시는 담양군이 아니라 장성군이 되어야 하는 데도 장성군은 이런 자료가 있는지 파악이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문불여장성은 노사 기정진선생의 일화 하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안동시보다 많은 문집을 만들어낸 선비들과 학자들의 얼과 맥이 이어져 온 결과이다. 가상의 인물 홍길동을 장성의 역사적 실존 인물이라며 에너지를 쏟아 부을 때 이웃 군 에서는 하서선생까지 자신들의 인물로 홍보하고 있다.

하서선생을 선양하면 울산 김씨들 이 자랑삼아 찾아오듯 장성의 선조들을 알리고 그분들의 사상과 생애를 밝혀나가면 그들 의 후손들이 장성을 성지로 삼을 것이 분명하다. 축제를 비롯한 많은 예산들을 어디에 써 야할지 되묻지 않아도 분명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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