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행기 ③상해로 떠난 ‘고행길’
중국 기행기 ③상해로 떠난 ‘고행길’
  • 변동빈 대기자
  • 승인 2017.05.22 11:02
  • 호수 67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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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의 추억을 되살리며
항주에 도착한 우리 일행은 호텔 마르코폴로가든에서 1박을 하게 되었다. 항저우(杭州)에서 저녁을 먹는다기에 들뜬 마음으로 기대를 했는데 식사 장소는 한식집이었고 메뉴는 삼겹살이었다.

항저우에 왔으니 동파육(東坡肉)을 맛 볼 수 있겠다는 기대는 산산이 부서지고, 삼겹살은 질기고 맛이 없었다.

항저우는 남송시대의 수도였다. 송나라 시인 소동파가 항저우에서 관직을 지낼 때 백성들에게 시후(西湖)를 건설하도록 명하고 둑을 쌓아 다라를 세우도록 했다. 공사를 마친 백성들에게 소동파가 돼지고기를 요리하여 나누어 주었는데 그 맛이 뛰어나고 향기로워 항저우를 대표하는 음식이 되었고, 요리 이름을 동파육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항저우는 문화와 예술, 첨단 산업 뿐 아니라 음식도 빼어나기로 널리 알려졌다. 항저우의 요리는 신선하고 부드러운 맛, 깨끗하고 진한 맛, 담백한 맛이 특징으로 맛은 물론 모양도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2007년 상해에서 취재를 마치고, 가이드 없이 항저우에 관광을 온 적이 있었다. 그 때 상해에서 항저우까지 버스로 두 시간을 타고 왔는데 지금은 기차로 한 시간 반 정도면 도착한다고 한다.

당시 상해에서 항저우에 도착한 필자가 택시를 타고 한자로 써서 필담으로 삼담인월(三潭印月)을 가자고 했는데 기사가 뭐라고 말하는지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아마 갈 수가 없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시후에 도착하니 삼담인월은 배를 타고 한참을 가야하는 인공 섬이었다.
시후가 없으면 항주가 없다고 할 정도로 시후는 항주를 상징하는 렌드마크와 같은 곳이다. 당나라 최고 시인인 이백과 두보가 바로 시후에서 노닐며 시를 지었고, 항저우가 중국 문화의 중심이 된 것은 시후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기 때문이다.

마르코폴로 가든
13세기에 마르코 폴로가 쓴 동방견문록에도 항저우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진귀한 도시”라고 평가한 곳이다. 중국고사에 “하늘에는 천당, 하늘아래는 수조우(蘇州) 항저우”라고 할 정도이며 상하이와 항저우, 수저우 사람들은 건배를 할 때 “티엔샤수항(天下蘇杭)”이라고 하는데 이 말은 ‘천하에 수저우와 항저우가 최고다’는 말이다.

항저우는 중국 4대 미녀 중 한 명으로 알려진 서시가 태어난 곳으로 미인의 고장으로도 유명하다.

시후주변의 별장은 수십억을 호가한다고 한다. 중국 은행들이 상하이보다도 먼저 부동산에 투자한다고 하는 동네이며 그만큼 부유층이 몰려서 사는 도시다.
또한 항저우에는 세계 시장을 주무르는 전자상거래 1위 업체인 알리바바가 탄생한 곳이기도 하다.

우리 일행은 마르코폴로 가든호텔에서 짐을 풀었다.
마르코폴로 호텔은 4성급의 호텔이지만 시설이나 서비스는 5성급 호텔 못지않았다. 호텔 로비에 세워져 있는 마르코폴로의 조각상 앞에서 사진을 찍는 관광객이 적지 않았다.

항저우에서 중국의 4대 불교성지인 보타락가산까지는 버스로 여섯 시간을 가야 한다. 아침 일찍 출발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팩소주와 육포로 우의를 다지는 자리를 마련했다.
70세가 넘은 일행들도 지친 기색 없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깊은 신앙에서 우러나오는 성지순례의 기쁨을 엿 볼 수 있었다.

험한 산길을 걸을 수 없어 들것을 타고 구화산에 올랐던 두 분의 나이 드신 보살들은 자신들 때문에 일행들에게 불편을 줄까봐 미안해하고 감사하다고 했다.
두 보살들을 보며 진정한 종교인의 실천은 이웃에 대한 배려와 감사라는 생각이 절실하게 들었다.

아침 일찍 보타락가산으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보타락가산이 있는 주산시까지는 총길이 75km 5개의 다리를 지나야 한다. 세계에서 가장 긴 다리이다.

이 다리를 건설하는데 12년이 걸렸다고 하며 바람이 불면 통행을 금한다고 한다. 주산시는 중국 해산물의 수도로 양쯔강의 물과 대만의 난류가 만나 세계 4대 어장을 형성하는 곳이기도 하다. 면적은 서울시의 3배이고 인구는 약 115만 명이라고 한다.
(다음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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