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초등 객관식 시험 전면 폐지’, 전국 확대되나
부산 ‘초등 객관식 시험 전면 폐지’, 전국 확대되나
  • 권진영 기자
  • 승인 2017.05.15 10:49
  • 호수 67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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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융합사회 대비 불가피 VS 논술 등 사교육 성행, 학부모 부담

부산교육청이 ‘내년부터 부산의 모든 초등학교에서 객관식 평가를 전면 폐지한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학교별로 객관식 문제 비중을 줄이고 주관식이나 서술형 문제의 비중을 높인 경우는 있지만 객관식 문제를 전면 폐지하는 것은 우리나라 교육사에서 이례적인 교육 실험이어서 교육계와 학부모들 사이에서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김석준 부산교육감은 지난달 27일 오전 부산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입식과 암기식, 정답 고르기식 교육으로는 변화무쌍한 복합융합사회인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할 수 없다”며 “생각하는 힘과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는 교육을 위해 초등 시험에서 객관식 문제를 없애고 서술·논술형 평가방식을 전면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방침에 따라 부산교육청은 올 2학기에 시범학교 10곳을 지정해 운영한 뒤, 내년부터 모든 초등학교에서 실시할 예정이다.

김 교육감은 그동안 ‘지금의 초·중·고교 학생들이 사회에 나갈 때는 현재 일자리의 대부분이 사라질 것이며, 변화하는 미래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암기식 교육과 정답 고르기 식의 객관식 평가로는 한계가 있다’고 거듭 강조해 왔지만, 서술·논술 형 시험 구조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선결되어야 할 문제들이 적지 않다.

우선 교사가 기존의 수업 방식에서 벗어나 학생 개개인의 학습 능력, 생각의 범위와 방향 등을 속속들이 파악해야 맞춤형 수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학생들로부터 창의적이고 다양한 생각들을 이끌어낼 수 있는 교사의 능력이 우선되어야 한다.
여기에 교육계와 학부모들이 가장 우려하는 문제 중의 하나는 ‘평가 방식’이다.

정답이 명확한 객관식 평가와 달리 교사의 주관적인 평가가 들어갈 수 있는 서술·논술형 시험의 경우 공정하고 세밀한 평가 기준이 없이는 논란이 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초등학교에서의 창의력 교육이 대입을 중시하는 우리나라에서 중·고등학교까지 이어질 수 있는가’ 또는 ‘서술·논술 시험을 대비해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야 한다면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이 늘어날 것이다’ 등의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소식을 접한 지역의 한 학부모는 “초등학생을 둔 학부모들은 지금도 아이가 고학년이 되면 논술학원을 보내거나 관련 학습 문제로 고민을 하는데, 모든 시험이 서술과 논술로 바뀌면 더 일찍부터 사교육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며 “교육적으로 앞선 나라들에서 토론식 열린 수업을 하는 모습을 보면 부럽기도 했고 미래를 생각하면 바람직한 전환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일단은 체계적이고 점진적인 과정을 거쳐 아이들 스스로 생각하고, 생각을 정리해 풀어낼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부산교육청의 이번 교육 실험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객관식 위주의 단편적인 평가를 개선한다는 점에서 전국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교육계와 학부모들은 환영과 우려가 섞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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