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길동 축제 폐막, 여전히 홍길동은 없었다
홍길동 축제 폐막, 여전히 홍길동은 없었다
  • 기현선 기자
  • 승인 2017.05.01 19:38
  • 호수 67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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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동안 진행해왔으나 횟수가 무색한 축제

‘지역특성’ 살리고 ‘홍길동’ 부각시키는 축제 되어야

홍길동 축제가 열린 공설운동장 주 무대에서 지역의 색소폰 연주자가 공연을 하고 있으나 관람객은 4명뿐이다.

지난달 22일부터 시작된 홍길동 축제는 18 회에 걸쳐 축제를 진행해온 이래 가장 긴 기 간(8일)동안 진행되며 공간을 옮기는 등 규모 는 키웠으나 여전히 내실은 부족했다.

전문지식 없다보니 텅비어버린 축제

즐길 거리를 많이 준비하고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을 많이 마련했지만 이러한 프로그램 들은 홍길동이라는 테마에 억지로 끼워 맞춘 듯 한 느낌이 강했고, 축제의 전문가라 불릴 만한 인적 재원이 없다보니 해마다 중구난방으로 축제의 유행을 따라가기 바빴으며, 결국 18회를 진행하는 동안 특별한 노하우는커녕 아직까지도 정체성을 찾지 못한 축제로 전락 해 버린 것이다. 심지어 현재 방영되고 있는 ‘역적’ 이라는 드라마 역시 홍길동을 주인공으로 삼고 있으며 군에서도 이 드라마에 홍길동 테마파크를 자연스럽게 노출시키기 위해 홍보비로 2억 원이 넘는 돈을 쏟아 부어 자연스러운 홍보가 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었으나 성과를 거두 지 못했고, 결국 텅 빈 축제장이 되고 말았다. 또한 군은 공설운동장과 홍길동 테마파크 에서 음식 장사를 할 수 있도록 사회단체들 에게 부스를 내주며 임대료 30만원을 받았고, 농산물을 판매할 수 있는 부스에 대해 15만 원의 임대료를 받았다. 하지만 장사가 됐던 것은 개막식이 있던 주 말에 그쳤고 축제 셋째 날인 월요일부터는 관광객이 없어 판매에 참여한 주민들은 임대료는커녕 인건비도 건질 수 없었다고 한다. 특히 외부에서 군과 계약을 통해 들어온 상인들 의 한숨은 더욱 짙었다. 주전부리를 판매하고 있는 A 상인은 “내 가 이렇게 돌아다니면서 장사만 30년째 하 고 있는데 이렇게 사람이 없는 축제는 처음 본다”며 “숙박비는 고사하고 하루에 9천원 밖에 못 번 날도 있었다. 다른 지역축제 장에 가면 못해도 50만원은 번다. 앞으로 누군가 가 장성축제에 대해 물어본다면 절대 추전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행사를 일주일이 넘게 해서 적자가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상인은 “행사장에 관광객보다 부스를 운영하는 사람이 많다”며 “그나마도 외지에서 온 상인들은 자리라도 지키는 것 같은 데 내부주민들이 운영하는 부스들은 도무지 문을 열어둔 것 인지 닫아둔 것인지도 모르겠다. 또 식사시간에 음식을 배달하려고 업체에 전화를 했으나 ‘장성은 10만원이 넘어야 배달 이 된다’며 배달을 해주지 않았다. 여러 지역 을 돌아다녀 봤지만 이런 곳은 처음 봤다”며 쓴 소리를 내뱉었다. 관광객들 역시 음식에 대한 불만이 컸다. 지난달 24일에 공설운동장에서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부스를 찾은 4명의 관광객은 순대가 한 접시에 1만원인 것에 놀라고, 4명이서 먹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양에 또 한 번 놀랐다. 게다가 음식의 량이 너무 적어 새롭게 한 접시를 더 시켰으나 주문한 대로 음식을 주지도 않았으며, 잔치국수를 시켰으나 다 식 은 국물에 입맛이 떨어져 숟가락을 놓고 말았다. 관광객중 한명은 “순대가 1만원이라고 해 서 너무 깜짝 놀랐다. 이정도 양은 3천원도 안될 양이다”며 “날씨가 더워 천막 속에 앉아 있기도 힘들었고 국수는 너무 맛이 없는데다 먼지도 너무 많아 위생적으로 보이지 않아 먹 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다”고 말하며 자리를 떠났다.

 다음해가 기대되는 축제되기 위한 노력

 전국 어디서든 반복되는 특별하지 못한 축 제는 일회성으로 끝남과 동시에 외면 받을 수밖에 없다. 올해로 10회를 맞는 장흥의 물 축제나, 올 해로 22회를 맞는 함안 무진정 낙화(불꽃)축 제 등은 축제의 규모가 크고 작음을 떠나 지 역의 특성을 잘 살린 축제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함안의 무진정 낙화(불꽃) 축제는 조선시대까지 이어져오던 전통 불꽃놀이를 그 대로 재연해 관광객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데 이어, 야간에 이루어지는 불꽃축제다 보니 관광객들이 인근에서 숙박을 할 수밖에 없는 구 조를 가지고 있어 지역의 숙박업소와 식당들 의 매출향상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이처럼 홍길동 축제의 나갈 방향 역시 축제 의 정체성을 확실히 하고, 지역의 특성을 살려야 한다는데 있을 것이다. 직업적으로 행사장이나 축제장만 돌아다니며 잔뼈가 굵은 상인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아 말했던 것은 결국 ‘이렇게 볼 것 이 아무것도 없고 놀 수도, 먹을 것도 없는 축제는 소문이 나지 않고 그렇게 되면 관광객이 오지 않는다 는 것’ 이었다. 또한 ‘홍보는 돈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입 소문으로 하는 것 이다’며, ‘동네 놀이터도 볼거리가 있게 잘되어 있으면 엄마들 사이에서 소문이 나서 다들 놀러온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홍길동 축제장에 하다못해 2M~3M짜리 홍길동 모양 풍선이라도 하나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민들과 상인들 의 말처럼, 축제에는 다양한 볼거리로 인식되는 확실한 정체성이 있어야 한다. 또한 다양한 볼거리가 홍길동을 주제로 축 제를 만들어 가는데 억지로 끼워 맞추기식의 볼거리가 아니라, 맥이 이어질 수 있도록 연 관성과 개연성을 확실히 하고 있어야 하고, 축제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여실히 드러내 줄 수 있는 구성이 되어야 한다. 또한 지역에 노인 인구들이 많고 농업을 주업으로 삼는 특성을 살려 ‘어르신들이 만드는 우리음식 축제’, 또는 ‘노란 꽃과 장성을 접목 할 수 있는 푸드 페스티벌’등 장성에서만 특별 히 볼 수 있는 축제가 되어야 한다. 일각에서는 “만약 장성에서 지역의 특수성 을 살려 어르신들이 만드는 음식을 가지고 축 제를 연다면 인근 지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축제가 될 것이다”며 “건강에 정성을 더한 음식을 만들어 냄으로서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어머니의 손맛을 그리 워하는 관광객, 또는 새로운 음식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젊은 층들까지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될 것이다” 고 덧붙였다. 앞으로 19회 홍길동축제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 축제위원회와 군의 더 많은 고민과 노력 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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