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의 죽음과 권력투쟁
김정남의 죽음과 권력투쟁
  • 변동빈 기자
  • 승인 2017.02.20 10:44
  • 호수 66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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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의 다섯째 아들 조식은 시와 문장이 뛰어났고, 조조의 총애를 받았다. 조조가 자신의 후계자로 장자인 조비와 명석한 조식을 고민할 때 각각 그들을 따르는 사람들이 있었다.
조비가 후계자가 된 후에도 조식은 조조의 총애를 받았고, 그의 세력이 커진 것을 경계 한 조조가 조식을 보좌하는 양수를 죽이기도 하고 조비 세력에게 견제를 받기도 했다.

조조가 죽고, 위왕에 오른 조비는 조식을 보좌하던 세력들을 죽이고 조식도 위기에 빠졌 다. 그 때 조식이 조비 앞에서 일곱 걸음을 떼기 전에 지었다는 칠보시는 아직도 유명하다.
 
“콩을 삶는데 콩깍지로 불을 때니(煮豆燃豆) 콩이 솥 안에서 우는구나(豆在釜中泣)
본래 같은 뿌리에서 나왔거늘(本是同根生) 어찌 급히 삶아대는가(相煎何太急)”
조비는 결국 조식을 살려주었지만 조식의 재능을 살릴 수 있도록 벼슬을 주지는 않았다.

고구려 봉상왕은 서천왕의 큰아들로 왕위에 오르자 자신의 삼촌인 달고와 동생인 돌고 를 죽이고 조카인 을불을 해치려고 했다. 을불은 몰래 궁을 빠져나가 8년 동안이나 남의 집 머슴살이를 하였고, 국상인 창조리가 을불을 찾아내어 봉상왕을 죽이고, 을불을 왕위 에 오르게 했으니 그가 바로 고구려 미천왕이다.

태종 이방원은 태자인 형 방석을 죽이고, 아우 방과를 귀양 보냈다. 이방원은 아버지인 태조 이성계를 도와 조선을 세우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지만 그의 집권은 형제를 죽이는 것에서부터 비롯되었던 것이다.

세종은 신숙주, 성삼문 등에게 자신이 죽은 뒤에도 세자에게 충성을 다해줄 것을 부탁 했다. 문종은 화차를 발명하여 적의 침입에 대비하는 등 아버지인 세종을 도와 어려서부 터 천재적인 재능을 발휘하였지만 몸이 약한 것이 탈이었다.

세종이 신하들에게 세자를 부탁한 것은 정치적 야욕이 강한 수양대군(세조)을 견제하고 형제의 골육상잔을 막기 위해서였는지 모른다. 문종이 죽고 어린 단종이 왕위에 오르자 수양대군은 동생인 안평대군을 죽이고, 단종을 왕위에서 내쫓아 강원도 영월로 유배시킨 뒤 마침내 목숨까지 빼앗고 만다.
수양대군은 권력을 잡기 위해 동생은 물론 어린 조카마저 죽였으며 그들을 따르던 수많 은 인재들을 역적으로 몰아 죽이거나 귀양 보내고 말았다.

형인 연산군을 몰아내고 임금이 된 중종, 형인 임해군과 어린 동생 영창대군을 죽인 광 해군, 형인 광해군을 내쫓고 소현세자와 세자비를 죽인 인조. 이 밖에도 권력투쟁에서 죽 어간 사람들이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권력의 역사는 숙청의 역사라는 말이 있다. 권력을 잡은 뒤에는 권력에 도전하거나 그 럴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미리 제거하는 것이 권력의 속성이기 때문이다.

최고 권력자의 맏아들로 태어나 한 때 북한의 권력을 세습할 것으로 기대했던 김정남이 외국에서 떠돌이 생활을 하다가 마침내 마흔 여섯이라는 짧은 생을 마감했다. 그것도 백 주대낮에 수많은 사람들이 있는 공항에서 자신의 이복동생인 김정은의 지시로 예상되는 독살을 당하고 말았다.

많은 사람들은 박정희가 그의 최측근이었으며 중앙정보부장을 지낸 김형욱을 암살했을 것이라고 믿고 있고, 다른 나라에서도 많은 독재자들이 자신의 정적을 간첩 등의 누명을 씌워 죽인 사례는 수없이 많다.

그런데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또는 권력에 방해될까봐 사람을 죽이는 일이 발생 했다는 것이 도저히 용납되지 않는다. 억압이나 공포로 권력을 유지하는 것은 순간이며 거짓과 위선으로 권력을 잡는 것도 오래갈 수 없다.

거짓으로 이룬 것은 마치 모래위에 집을 지은 것과 같이 한 순간에 무너지고 만다. 스스 로에게 진실하고 남을 공경하지 않는 지도자의 끝은 비참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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