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에 막혀 숨 못 쉬는 농수로
콘크리트에 막혀 숨 못 쉬는 농수로
  • 기현선 기자
  • 승인 2017.01.16 09:22
  • 호수 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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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보수와 폐기물 처리, 악순환의 반복

콘크리트를 대신해 자연의 흙과 돌을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시대의 흐름이나, 농수로 사용의 불편을 이유로, 흙을 걷어내고 콘크리트와 시멘트를 덮는 공사들이 진행되고 있어 환경을 망가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농수로에 살던 생물들 사라진지 오래>
약 20여 년 전부터 ‘농수로 현대화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어온 이 사업은 현재까지도 장성에서도 ‘주민편익사업’이라는 이름으로 꾸준히 진행되어 오고 있다.

그러나 이사업으로 인해 대부분의 용·배수로가 현대화되기 시작하자, 원래 이곳에 살고 있던 미꾸라지, 개구리, 송사리, 장어, 메기, 게 등이 눈에 띄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장성에서 50여 년간 농사를 지어왔다는 주민 A씨는 “농사에 있어서 물은 정말 중요하다. 농수로 공사를 하고 나서는 물에 대한 고민이 사라져서 좋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마음이다”며 “예전에는 쉽게 볼 수 있었던 미꾸라지, 개구리 등이 많이 살았었는데 지금은 찾아보기 힘들어 졌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귀농을 했다는 주민 역시 “어릴 적 기억에는 친구들과 함께 개울가에서 물고기도 잡고 두꺼비를 보고 놀라기도 했던 기억이 있으나 지금은 대부분 사라져 간혹 스스로 자생하고 있는 우렁이만 봐도 신기할 따름이다”며 “무조건 용·배수에 편리한 환경으로 만들어버리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 했다.

농사를 짓는 인구가 60%가 넘어가고 있는 장성군은 지역마다 용·배수로와 농로포장에 수십억 원의 예산을 쏟고 있다.

대부분의 시공방식은 기성제품으로 나와 있는 콘크리트 관을 묻거나, U자 형태로 콘크리트를 바르는 개거 작업을 하게 되고, 이에 따라 직각형태로 설치되어 있는 양쪽 벽을 타고 올라올수 없는 생물들은 그안에 갇혀서 죽게 되며, 스스로 정화작용을 하던 하천들이 숨을 쉴 수 없어 제 기능을 상실하며 결국 아무것도 살수 없는 환경으로 변해버리는 것이다.

이에 대해 장성군청 관계자는 “현장의 상황에 따라 관을 묻을지 개거작업을 할지 결정한다”며 “배수로는 간혹 바닥을 시멘트로 바르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있지만, 용수로는 만드는 목적이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해서 인데, 만약 바닥을 시멘트로 바르지 않게 되면 물이 계속 흙이나 돌 사이로 스며들게 돼서 사실상 용수로의 의미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생태환경 고려한 시공 가능하나 활용도 낮아>
농수로 현대화 사업이 20여 년 전부터 전국적으로 실시되어 오다보니, 현재는 대부분의 농촌지역에서 농수로를 새로 신설하는 사업과 더불어, 수리와 보수에 대한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장성역시 대부분의 지역이 농수로 시설이 갖춰져 있으며, 현재는 신설과 보수를 함께 진행하고 있는 상황.

그러나 신설과 보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각종 콘크리트와 철골 폐기물들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해서 반복해서 진행될 신설과 개·보수의 악순환에 대해서도 뚜렷한 대책이 없다.

용수로의 양옆부분을 콘크리트 대신 돌로 쌓아 둑을 만들고 바닥역시 자연스럽게 흙과 돌을 두는 방법, 또는 둑 부분에만 콘크리트를 시공하고 바닥은 그대로 두는 방법 등 생태환경을 고려한 친환경 시공이 가능하지만 활용이 되고 있지는 않는 것이다.

이에 대해 장성군 관계자는 “폐기물의 문제는 환경과에 문의해서 처리한다. 하지만 환경과에 신고를 하는 것이지 허가를 받는 것이 아니기에 개보수를 하는데 있어서 환경오염을 이유로 공사를 중단하게 할 수는 없다”며 “친환경을 고려한 시공법에 대해 알고는 있으나 그것은 소하천 정도 되는 곳에나 해당되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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