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의 선택
지도자의 선택
  • 변동빈 기자
  • 승인 2016.12.12 09:00
  • 호수 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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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위기에 처해있고, 국민이 불안과 고통에 시름하고 있다. 이 불행의 원인은 대통령으로부터 비롯되었고, 박근혜 대통령을 선택한 것은 국민이었다.
개인이 생각하고 행한 일에 대한 결과를 업보라고 하는데 국민 다수가 선택한 결과를 공업(共業)이라고 한다. 평범한 사람이든 지위가 높은 사람이든 밥 먹고, 잠자는 일상생활은 크게 다르지 않다. 아무리 지위가 높고, 돈이 많아도 하루 세 끼니 이상을 먹는 사람은 거의 없고, 잠잘 때 누워있는 공간은 침대 하나에 불과하다.

하지만 보통사람과 지위가 높은 사람이 다른 것은 그들이 선택한 결과가 너무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보통 사람이 잘못 선택한 것이 비록 크다고 해야 자신과 가족 또는 가까운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만 대통령이 선택을 잘못하면 나라가 위태롭고, 온 국민이 불행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아버지인 박정희 전대통령의 옆에서 죽은 어머니를 대신해 퍼스트레이디라는 의전과 권력의 단맛만을 배웠을 뿐 국가를 어떻게 운영하고 국민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는 배우지 못했다.

하기야 자신의 권력 유지를 위해 청년학생들과 민주인사들을 불법으로 감금하고, 고문하였으며 간첩으로 덧씌워 죽이는 만행을 저지른 아비에게 배운 것이라면 더욱 끔찍할 일이다.
국정 철학도 없는 독재자의 딸을 대통령으로 선택한 우리나라 국민들의 불행이고, 그런 후보를 내세운 새누리당의 범죄이다. 또한 대한민국 국민들은 보수 언론과 지역주의에 빠져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생각도 없이 박근혜를 선택했던 것이다.

다산 정약용은 “사람이 항상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죄를 짓는다”고 했다. 노나라 재상인 계문자는 세 번 생각한 뒤에 행한다(三思而後行)며 함부로 행하지 않고, 신중함을 자신의 좌우명으로 삼았다.

그런데 이 말을 들은 공자는 “두 번이면 충분하다(再斯可矣)”고 했다. 공자는 왜 두 번이면 충분하다고 했을까? 너무 신중하면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나치게 생각이 많으면 행해야 할 때를 놓치거나 행하지 못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그런데 가장 이상적인 것은 뭘까? 생각한 것이 바로 행동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공자는 “칠십 세가 되니 마음가는대로 행동해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했다.

소인배들의 생각이란 어질고, 정의로운 것이 적고, 사사로운 이익과 욕심이 앞서기 때문에 생각하면 할수록 바른 선택과는 거리가 멀게 된다.

노자에 “가장 선한 것은 물과 같다(上善若水)”고 했는데 이는 사람들은 낮은 곳에 있기를 싫어하지만 물은 가장 낮은 곳에 처해있어 겸손함과 다투지 않는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선현들이 해석했다.

그런데 물은 그 성질이 본디 담박하여 맑고 깨끗하다. 공자가 “시경의 삼백 편을 한마디로 하면 생각에 사특함이 없다(思無邪)”고 했는데 이를 물질로 표현한다면 바로 물이 아닐까?
물이 흐르는데 생각이 있을 수가 없다. 지도자의 생각은 마치 물과 같이 담박하고, 행동은 물이 낮은 곳으로 흐르듯 겸허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아무 생각조차 없이 국정을 운영하였고, 최순실은 대통령에 버금가는 권력을 자신의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 행사하였다. 국가 권력 뿐 아니라 지방정부의 권력도 지도자의 바른 선택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주민들을 불행하게 한다는 점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3년 반 동안 자신을 거짓으로 포장하여 국민을 속여왔지만 결국 진실이 드러나 비참한 말로를 맞이하고 말았다. 단체장을 비롯한 지도자들은 자신의 선택과 권력의 행사가 바르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하루에도 몇 번씩 돌아보며 점검하지 않으면 피할 수 없는 화를 입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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