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때에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때에
  • 변동빈 기자
  • 승인 2016.12.05 09:21
  • 호수 6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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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나라 시황제는 중국을 천하통일하고, 최초로 황제가 되었다. 하지만 만리장성을 축성하느라 백성들을 강제 동원하였고, 크게 민심을 잃게 되었다.
진시황은 오만하여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묻지 않았거니와 충신들의 간언을 듣지 않았으며 잘못을 저지르고도 끝내 고치지 않았다. 진시황에 이은 호해 황제는 아버지의 태도를 그대로 이어 받아, 잘못을 고치기는커녕 오히려 포악무도하게 굴어 결국 환관 조고에게 살해당하고 말았다. 만리장성을 쌓아 천하의 요새를 갖춘 진나라는 천하통일을 이룬지 불과 16년 만에 멸망하고 말았다.

대원군은 왕권을 강화하기 위해 불타버린 경복궁을 재건하고자 당백전이라는 새로운 화폐를 발행하였으나 이로 인해 민심을 잃고 마침내 외세의 침략을 막지 못하고 500년이라는 조선왕조를 문 닫게 만들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야당과 시민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2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 부어 강행한 4대강 사업은 생활·여가·관광·문화·녹색성장 등이 어우러지는 다기능 복합공간으로 꾸민다는 계획 아래 진행되었다.

하지만 대통령이 물러난 뒤 감사원은 4대강 사업이 총체적 부실을 안고 있다고 발표하면서 설계 부실에 따른 보의 내구성 부족, 보강 공사 부실, 수질악화 등을 일으켰다는 결론을 내놓았다. 어마어마한 국민혈세를 낭비하고, 환경을 파괴하였으며 몇몇 건설업자들의 이익만 챙기게 한 결과를 가져온 셈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경제성장률이 3%도 되지 않는 경제 불황이 계속되고 있으며 정치적으로도 매우 혼란한 시기에 있다. 더구나 농촌은 쌀값 폭락과 한우가격 하락 등 전반적인 소득 저하로 인해 생활기반이 무너지는 위기에 처해 있다.

그런데 장성군이 의회에 제출한 2017년도 예산안을 보면 심각한 위기에 처한 농업농촌의 현실과 지역경제 침체에 대한 활로 모색이 보이지 않는다.

장성군이 언론사에 배포한 보도자료에도 ‘주요사업으로 광주․전남에 최초로 건립되는 현대식 공공실버 주택 건립에 61억원, 재해위험지구 정비사업 45억원, 장성공설운동장 건립사업 43억원과 어르신 효도권 지원 18억원, 제2황룡교 신설사업 60억원, 도시가스 공급사업 15억원, LH 3차 공공주택 건립사업 28억원, 도시계획도로 개설사업에 41억원 등이 반영됐다.’고 했다.
효도권 이외의 사업이 대부분 토목·건축 사업에 치중되었음을 알 수 있다.

공설운동장이나 황룡교 건설도 필요하지 않은 사업은 아니다. 하지만 한정된 예산으로는 급한 것부터 해결해야 하고, 나중에 해도 되는 사업은 미루는 것이 옳다. 내년 예산에 야구장 건립에 17억원도 포함되어 있는데 2017년도 장성군 예산안을 보면 경제가 잘 돌아가는 태평성대의 예산이라는 생각이 든다.

전문가들은 토목공사는 직접생산을 위한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이를 통한 경제활성화는 단기적 효과만 나타나는 가장 낮은 처방이라고 한다.
도대체 벌어먹을 것이 없다고 아우성치는 소상공인들과 본전도 건지기 어렵다는 농민들의 한숨과 한탄을 해소하기 위한 예산안 마련은 어려운 것인지 불가능한 것이지 모르겠다.

교통여건이 장성과 비교도 안 되는 담양군은 최근 주말은 말할 것도 없도 평일에도 관광객이 몰려와 식당과 커피숍은 말할 것도 없고, 펜션 등 숙박업소도 호황을 이룬다고 한다.
담양은 관광 뿐 아니라 딸기, 블루베리, 담양한우 등 농업 분야에서도 이웃 군에 앞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샘나지도 부럽지도 않은가?

지금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소득향상과 경제활성화를 위한 사업에 전력해야 한다. 좁은 도로는 생활에 불편하지만 살 수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소득이 없으면 여기서는 살 수가 없고, 결국 장성을 떠날 수밖에 없다. 99%의 장성군민들에게 지금은 태평성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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