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연마을을 아시나요?
용연마을을 아시나요?
  • 기현선 기자
  • 승인 2016.10.24 10:09
  • 호수 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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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일의 용연재가 바라보이는 마을

마을 전경 : 용연제 너머로 자리한 마을의 모습

북일면 소재지에서 서북쪽으로 5km 떨어진 용연마을은 방장산 동남쪽 자락에 위치한 용전산의 남쪽골짜기 해발 130m에 위차하고 있는 남향마을이다.

 북쪽으로는 북이면 죽청리가, 동쪽으로는 북이면 모현리가, 동남쪽으로 2km에는 교촌리가, 그리고 남쪽으로 1km에는 성덕리 용암마을이 자리잡고 있으며, 용연마을의 바로 앞으로는 용연재가 넓게 펼쳐져 있다.

사면이 산으로 둘러쌓여있어 외부에서는 보이지도 않을뿐더러 마을에 용이 살았다는 연못이 있어 용연마을이라 불리우는 이곳은 아직까지 버스도 들어오지 않는 불편함 덕에(?)빼어난 풍광과 아름다운 환경을 자랑하고 있다.

현재 이 마을에 사람이 사는 집은 모두 세집인데, 두집은 최근에 이 마을로 이사를 왔으며 한집은 이농현상으로 모두가 마을을 떠나도 마을을 지키며 60년째 이곳에 살고 있는 박정순(84)씨의 집이다.

세집이 살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웃집 간의 거리가 멀고 나이대도 비슷하지 않아 대부분의 시간을 농작물을 둘러보며 보낸다는 박정순씨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신지 6년정도 됐는데 그때부터 그냥 이렇게 소일거리로 쉬엄쉬엄 농사나 지으면서 산다” 고 말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사람이 제법 살았었다는 용연마을은 1960년대에 황룡면에서 들어온 남양 홍씨와 화순에서 이주해온 여흥 민씨, 북이면에서 들어온 김해김씨와 황주 변씨, 담양에서 이주해온 흥양 홍씨 등이 있었고, 아이들 역시 많을 때는 이곳에서만 신흥초등학교에 다니는 학생이 20명가량 되기도 했다.

박정순 씨는 “마을사람들끼리 우애가 좋아 이사를 갔지만 아직까지도 안부전화를 자주한다”며 “마을사람들이 다들 정이 많고 나이또래도 비슷한 사람들이 있어서 친구처럼 즐겁게 지냈었다”고 마을을 추억했다.

마을앞에 넓게 펼쳐진 용연제는 마을의 농사를 돕는 중요한 수단이었는데 보리와 벼농사를 기본으로 고추, 콩, 깨 등 밭농사와 소, 개, 돼지 등 축산업, 그리고 누에를 키우는 잠업까지 모두 겸하며 소득을 올렸다.

 박씨는 “농사를 짓는 모든 과정은 쉬운것이 없었지만, 그렇게 힘들었어도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힘들줄 모르고 살았었다”고 말하며 “마을의 잔칫날처럼 다 같이 모여 함께 노는날이면 어김없이 술을 마시고 윶놀이도 하고 했지만 작은 싸움 한번 일어난 적이 없었고, 봄이나 가을에는 다 같이 놀러도 다니고 하면서 재미있게 살았었다”고 이야기 했다.

이어 “예전에는 마을 사람들이 신흥에 있는 냇가에서 물고기를 잡아와 마을 모정에 모여서 추어탕도 끓여먹고 했으나, 큰 비에 모정이 망가지고 난 후, 다시 짓지 못했다”며 “모정이 있을때는 마을사람들이 다 나와서 소소하게 이야기도 하고 놀기 좋았다”고 이야기 하며 웃음짓기도 했다.

또 용연 마을 사람들은 주로 황룡장을 이용했는데 교통이 불편해 한번씩 장에 다녀오기가 무척 힘들었으며 지금도 박씨는 버스를 타려면 40분을 걸어 이웃마을로 나가야 한다.

박정순씨는 “주말에는 자녀들이 찾아오기도 하고 용연제에 낚시를 하러오는 사람도 있지만, 평일에는 순찰도는 북이면 파출소 경찰관들, 또는 사회단체의 봉사자들을 제외 하면 외부인은 거의 없는 편이고 그래서 마을이 더 조용하게 느껴지기도 한다”며 “혼자 있어서 심심하니 집을 지키라고 강아지를 한 마리 사놨는데 저 강아지도 사람을 자주 못 봐서 그런지 잘 짖지를 않는다”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박정순씨를 만나고 나오는 길, 마을 앞으로 펼쳐진 용연제의 물은 빛을 받아 반짝거리고, 그런 용연제를 바라보는 낮고 단아한 용연마을 집들의 모습과, 드높고 쾌청한 가을하늘이 한데 어우러져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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