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대표의 단식농성
여당대표의 단식농성
  • 변동빈 기자
  • 승인 2016.10.04 09:09
  • 호수 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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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은 김대중(DJ) 전 대통령과 김영삼(YS) 전 대통령이다. YS는 전두환 정권이 정치규제와 가택연금에 처하자 이에 항의하며 23일간 단식을 했다.

DJ는 1990년 평민당 총재 때 지방자치제 실시와 내각제 포기를 요구하며 13일 동안 단식을 했다. 두 사람의 단식은 국민들의 지지와 명분이 있었기 때문에 훗날에도 정치인의 대표적인 단식 사례로 뽑히고 있다.
인도의 성자로 추앙받는 마하트마 간디는 영국이 식민지배를 하고 있는 인도의 독립을 주장하며 18회나 단식을 하였고, 73세의 나이에도 인도 국민들의 탄압을 중지하고 독립을 요구하는 단식을 시작해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았다.

간디는 “단식은 몸을 비우는 것일 뿐 아니라 마음을 비우는 성스러운 행위”라고 말했다. 석가모니와 예수도 수행의 최고 과정에는 단식을 하였고, 깨달음을 얻고 단식을 중단했다.
도롱뇽의 서식지를 지켜야 한다며 천성산 터널 공사에 항의하면서 100일이 넘는 단식으로 생명의 한계를 넘나들었던 지율 스님은 단식을 끝내고 병원에 입원했을 때 몸무게가 25kg에 불과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비움이 아니고는 불가능한 것으로 살이라고는 거의 없이 뼈와 피부 그리고 기능이 멈추기 직전의 오장육부만 있었던 것이다.
지율은 지구는 인간이 소유해서도 마음대로 훼손해서도 안 되는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이 함께 공유하고 후세에 물려주어야 할 생명이라고 주장했다.

얼마 전 세계에서 최장기 단식 투쟁을 해온 인도의 이롬 샤밀라가 단식을 중단했다. 2000년 11월 2일, 인도의 동북부 말롬이라는 마을에서 보안군이 군중을 향해 총격을 가해 10명이 숨졌다. 당시 내전을 이유로 투입된 군인들은 특별한 이유 없이 민간인들을 살해하고 부녀자들을 강간한 사건이 자주 발생한 곳이다.
기자였던 샤밀라는 현장을 직접 목격하고 격분했고, 학살의 배후에 '군사특별권한법'이 있다고 믿었다. 샤밀라는 사건 직후 '군사특별권한법'이 철폐될 때까지 먹지도, 마시지도, 머리를 빗지도, 거울을 보지도 않겠다고 선언하며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

그녀는 감옥에 갇혔고, 호스를 통해 강제로 음식을 투여하는 등 탄압을 받았지만 뜻을 굽히지 않았고, 세계적인 여성인권 운동가로 이름을 떨쳤다.
만 15년 9개월 7일(5,760일) 동안 스스로 음식을 먹지 않고, 투쟁을 계속해온 그녀는 28살의 꽃다운 나이에서 이제는 44살의 중년이 되었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처리를 놓고,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김 장관 해임건의안 국회통과에 대한 항의표시로 정세균 의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그는 "파괴된 의회민주주의, 더불어민주당의 2중대인 국민의당에 의해 저질러진 횡포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헌법을 유린하고, 총칼로 권력을 쟁취하여 수많은 양심인사와 청년학생들을 빨갱이로 몰아 죽이거나 고문으로 불구자를 만들었던 박정희 정권과 전두환 정권의 뿌리에서 태어난 새누리당 대표가 민주주의를 얘기하는 것부터 가소롭다.

도덕성과 지도자의 품성에 분명한 결격사유가 드러난 후보자를 장관으로 임명한 박근혜 정권의 독선과 오기는 이제 면역이 되어 국민들이 충격을 받지도 않는다.
그런데 장관 해임건의안을 막기 위해 ‘밥 먹고 하자, 밥 먹을 시간도 안 주는 건 국회의원들의 인격을 말살하는 행위다’라고 세계적인 조롱거리가 될 코미디를 한 여당 원내대표에 이어 이제는 밥을 굶겠다고 하는 이정현 대표의 짓거리는 웃음도 안 나오는 블랙코미디다.
국정감사를 거부하는 새누리당의 속내는 하나다. 권력 서열 1위라는 최순실 게이트에서 비롯된 박근혜 정권의 속살이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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