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림마을을 아시나요?
학림마을을 아시나요?
  • 기현선 기자
  • 승인 2016.09.26 08:59
  • 호수 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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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의 정신이 살아 숨쉬는 진원의 작은 마을

위남 박희중의 묘 .
진원면 소재지에서 남서쪽으로 3km 떨어진 학림마을은 안마산 줄기인 새말잔등과 모고리 잔등 사이에 자리 잡은 해발 45m의 서향 마을이다.

새말잔등과 모고리잔등 사이에는 전답이 조성되어 있으며, 담양댐 수로가 상림에서 만수를 경유해 두 갈래로 나눠지는데, 하나는 마을 동쪽을 지나 삼소동으로 흐르고, 다른 하나는 마을 서쪽을 지나 산동으로 흐른다.

19세에 이곳 학림마을로 시집을와 60년간 이곳에 살았다는 이정혜(79)씨는 “학구열이 뛰어나 그렇게 힘들게 살던 시절에도 대학을 다니던 사람이 많았었던 동네”라고 마을을 소개하며 미소 지었다.

이씨의 말처럼 학림마을에는 대대로 진원박씨들이 집성촌을 이루고 살았으며 뛰어난 인물들도 많이 배출됐는데, 조선시대에 직제학을 지냈던 박희중(1364~1446)을 비롯해 진사 박곤생, 박진생, 박근지, 유학자 박원순, 사마양시(생원진사) 박노지 등이 있으며 이외에도 변호사, 장학관, 초등학교 교장 등이 배출됐다.

또한 이 마을에는 학림서원 이 자리하고 있는데 이곳은 1643년에 건립됐으나 호남유림들이 발의에 의해 1717년에 사액을 받았으며, 1868년에 대원군의 서원 훼철령으로 훼철되었다가 1983부터 유림들과 자손들이 복원을 시작해 현재는 박희중, 박원순, 박준철 등 총 8명을 배향 하고 있다.

마을 주민 이정혜씨는 “학림마을은 박씨 집성촌이다”며 “광주가 가까워 외부에서 몇몇이 들어와 살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집성촌이라 다들 친척인데다 한마을에 오래 살다보니 서로의 사정과 형편을 잘 알아 우애가 좋다”고 이야기 했다.

위남 박희중의 묘지 전경. 가까이 있는 묘지는 위남 박휘중의 아내의 묘이며 멀리 학림서원에 지붕 모습이 보인다.

광주와 가까웠으나 현재까지도 버스가 자주 들어오지 않는다는 학림마을은 그나마도 버스를 타기 위해서는 야트막한 고개를 넘어가야 한다.

마을 입구에서 벌초 작업을 하고있던 한 주민은 “옛날에는 마을이 광주와 거리는 가까운데 버스가 없으니 정말 불편했다”며 “학교를 다닐때도 걸어다녀야 했고 장에 갈때도 걸어다녔다. 황룡장도 가고 광주 장도 가고 했는데 한번씩 다녀오면 반나절 이상이 걸리곤 했다”고 전했다.

이씨는 “마을의 사람들은 대부분 논농사를 지으며 살았다. 대부분 하늘에서 내리는 비로 물을 대야 하는 천수답이라 물이 항상 부족했고 이제는 환경이 좋아져서 농사좀 지을만 하니 나이가 들어 기운이 없다”고 이야기하며 웃었다.

이어 그는 “예전에는 기계가 많이 발달하지도 못해서 일일이 집집마다 품앗이를 가다보면 시간이 언제 가는지도 모르게 빨리 갔었다”며 “그때는 집집마다 농사지을때는 품앗이가고, 쉴때는 가축을 돌보고, 시간이 나면 밭농사를 짓고 했었다. 매일같이 바쁘고 힘들었지만 젊은때였고 다들 함께 하는 분위기라 정말 재미있었다”고 이야기했다.

마을의 또다른 주민은 “예전에는 마을의 잔치날이 되거나 하면 동네사람들이 다 같이 술을 마시고 취해도 싸움한번이 없었다”며 “남탓하는 사람도 없었고 사람이 많이 사는데도 다들 서로 이해하는 마음이 넓어 큰소리가 난적도 많지않다”고 말했다.

광주와 인접해 있어 무더운 날씨속의 뜨거운 4차선의 도로와는 대조적으로, 마을로 들어갈수록 도로가 2차선으로 줄어들면서 사방으로 우거진 나무들 덕에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던 학림마을의 모습에 “우리 마을이 공기가 좋고 시원하다”며 자랑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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