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병폐에 물든 한국종교
자본주의 병폐에 물든 한국종교
  • 변동빈 기자
  • 승인 2016.08.22 09:10
  • 호수 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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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각스님은 미국 뉴저지의 독실한 가톨릭 신자의 집안에서 태어나 중`고등학교를 가톨릭 재단에서 세운 학교를 졸업했다. 1989년 예일대학에서 서양철학과 영문학을 전공했고, 신부가 되기 위해 하버드대학 신학대학원에 진학해 비교종교학을 전공했다.

서양종교와 철학에서 만족하지 못한 그는 한국에서 미국으로 건너가 선(禪)불교를 전파하던 숭산스님을 만나 한국으로 들어와 송광사, 봉암사 등에서 참선을 한 뒤 현재 독일에서 선을 가르치고 있다.
최근 현각스님이 페이스북에 한국불교가 기복신앙에 빠져 돈만 밝히고 있다며 한국불교와 인연을 끊겠다는 취지의 글을 올려 파장이 적지 않다.

현각스님의 주장에 대해 찬반양론이 분분한데 이어 대한불교 조계종의 지도자 가운데 한사람인 포교원장 지홍스님이 현각스님의 주장에 동의한다며 10년 내에 한국불교는 커다란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홍스님의 우려 또한 불교가 붓다의 정신을 잃고, 세속화 기복화 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공산주의 이론의 교본이라고 할 수 있는 [자본론]을 쓴 칼막스는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라고 주장했다. 공산주의 또는 사회주의와 기독교는 도저히 함께 갈 수 없는 원수가 된 것이다.
사이비 종교란 종교를 빙자해 교주를 신격화하고, 교리와 신앙에 이중적인 집단을 일컬어 하는 말이다. 그런데 엄격히 따져보면 붓다와 예수가 보았을 때 한국의 불교와 기독교는 대부분 사이비 종교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한국불교와 기독교의 행태에서 붓다와 예수의 정신은 거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요즘 사회를 탈종교화시대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이 말은 잘못 표현한 말이다. 지금의 종교가 교주인 붓다나 예수가 추구하던 종교는 아니기 때문이다.

종교의 궁극적 목적인 탐욕과 분노 그리고 어리석음을 벗어나 마음의 평화와 행복을 얻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의 종교는 대부분 욕망을 부추기고 있다.
열심히 기도하고 헌금을 바치면 승진이 되고, 사업이 잘 되고, 자녀가 좋은 대학에 갈 수 있으며 병도 치유할 수 있다고 한다.

장독대 위에 정안수를 떠놓고 자녀의 안녕을 기도하던 조상들의 기도처럼 바람이 간절하면 초목산천에 기도한들 외면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종교는 인간의 고통과 불행, 번뇌와 갈등이 인간의 욕망과 어리석음에서 비롯된 것임을 가르치고 깨우치게 하는 것이지 열심히 기도하면 부처님이나 하나님이 들어준다고 가르쳐서는 안 된다.
붓다와 예수가 그렇게 가르치고 행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선하게 살면서 이웃에게 사랑과 배려를 실천하는 사람이 절이나 교회에 가지 않는다고 복을 주지 않고 벌을 주고, 자신의 욕심만 가득하고 거짓으로 살아가는 사람에게 절이나 교회에 가서 열심히 기도한다고 죄를 용서하고 복을 주는 하나님이나 부처님은 없다.

성경에 부자가 천국에 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지나는 것보다 어렵다고 했다. 그런데 중`대형 교회 목사들의 연봉이 1억 원이 넘는 경우가 허다하고, 큰 사찰의 주지들이 외제차를 비롯한 고급 승용차를 타고 다니는 사례가 적지 않다.

앞에서 사이비 종교는 교리와 신앙이 이중적인 것을 말한다고 했다. 붓다는 일생 동안 밥그릇 한 개와 옷 한 벌이 전부였고, 예수는 죽을 때까지 가난한 사람들의 곁에 있었다.

보통 사람들에게 가난은 미덕도 자랑도 아니다. 하지만 종교 지도자는 사치하고 호화스러운 삶을 살아서는 안 된다. 그들이 사치하고 낭비하는 돈에는 밥을 거르고, 겨울에도 차가운 방에 자면서 살아가는 가난한 신자들의 헌금과 시주금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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