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초·중·고 급식 식재료
지역 초·중·고 급식 식재료
  • 권진영 기자
  • 승인 2016.08.08 09:04
  • 호수 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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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품친환경, 좋은 먹거리만 골라

“아버지가 50년 하셨던 일, 제가 10년째 하고 있습니다”

장성읍에서 장성지역 학교 급식에 들어가는 식재료를 납품하는 ‘신진식품’ 김영균 대표(47)는 사실 중국어를 전공하고 광주의 한 중소기업에서 중국 인력 의사소통과 수출입 관련 통역 업무를 담당하던 재원이다.

시간 활용이 비교적 자유로운 일이라 장성을 오가며 새벽부터 바쁜 아버지를 도와드리고는 했는데, 여느 때처럼 아침 일찍 광주 양동시장으로 물건을 하러 가신 아버지는 다시 가족 곁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교통사고였어요. 장례를 치르는 3일 동안에도 상복을 입고 학교에 급식 재료 공급은 계속 했어요. 아버지가 평생 지켜 오신 약속을 제가 어길 수는 없었어요. 급하게 부탁할 곳도 마땅치 않고, 아이들 밥을 굶길 수는 없으니까요”

이후 가게를 정리하려 했으나 아버지와 함께 가게를 꾸려 오신 어머니께 차마 문을 닫자는 이야기를 할 수가 없었고, 어머니에게도 아버지의 부재를 메꿀 수 있는 일이 필요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김 대표는 아버지를 대신해 어머니 곁을 지키며 부모님이 함께 일구신 터전을 지키고 있다.

하루 3시간 이상 주무신 적이 없었던 아버지를 생각하면 하루도 게으르게 살 수 없다고 말하는 그는 매일 새벽 4시면 일어나 하루를 시작한다. 장성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농산물과 간식으로 우리밀 빵, 유기농 주스 등을 납품하면 사실 수익이 많지 않다.

“돈을 생각하면 할 수 없는 일 같아요. 내 아이가 먹는다 생각하지요. 한 유치원 선생님이 유치원을 옮기신 후에 전화를 하셨어요. 제가 납품하지 않는 곳이었는데, 아이들 간식을 저한테 공급받고 싶다고 하셨어요. 아이들 숫자가 열 명 남짓이라 들어가는 양이 많지 않아 기름 값 대기도 빠듯했지만 아이들에게 좋은 걸 먹이고 싶다는 선생님 말씀을 거절할 수가 없었어요”

남는 거 없다는 장사꾼 말은 거짓말이라는데, 김 대표 말은 믿음이 간다. 고향 장성을 생각하는 마음과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누구보다 진지하고 솔직하기 때문이다.

서른 중반, 무료한 일상을 벗어나려 지인과 무용학원(스포츠 댄스)을 다녔는데 선생님이었던  학원 원장과 결혼을 했다.

“어머니 말씀처럼 아버지 계실 때 결혼 안한 것이 제일 큰 불효인 것 같아요. 하늘에서 보고 계실 테니 아내, 두 아이와 함께 건강하고 화목한 가정 꾸려서 지금이라도 효도하고 싶습니다”

어린 시절, 부모님이 밭에 가시면 대신 가게를 봐야 했던 김 대표는 늘 바쁜 부모님에게 서운할 때도 있었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2006년 일을 맡아 하면서 ‘이렇게 힘들게 일하시면서 우리를 키우셨구나’ 하는 생각에 울컥하기도 했다고 한다.

“좋은 농산물이 많이 생산되고 있는 담양을 가면 젊은 사람들이 시설 작물 같은 특화된 농사도 많이 하고, 청년회나 농민회가 고민과 협의를 거쳐 군이나 농협에 발전적인 안건들을 제시하고 지원을 요구하는 것을 많이 봐요. 그러면 지자체에서 대부분 수용해 주더군요. 관에 매달리는 구조가 아니라 젊은 농업인들이 앞장서서 정책을 이끌고 간다는 느낌을 받았고, 부럽기도 했어요. 농촌은 농민이 잘 사는 게 기본이니까요”

정직하게 열심히 자부심을 갖고 일하지만, 아이들이 크면 장성에서 함께 농사지으며 사는 것이 꿈이라고 말하는 김 대표가 소신을 담아 한 이야기다.

농민이 잘 사는 농촌을 만드는데 힘을 보태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신진식품’은 소매는 하지 않지만 식자재 관련 상담은 가능하다. 장성읍 충무길 13, (061)393-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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