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과 사랑에 빠진 청년..원앙떡집 고민수씨.
‘떡’과 사랑에 빠진 청년..원앙떡집 고민수씨.
  • 권진영 기자
  • 승인 2016.03.25 14:15
  • 호수 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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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 때면 부모님 생각하며 기운 내
프리미엄 떡 브랜드 ‘米다온’ 출시
전통에 새것 더해 국민간식 되도록..

원앙떡집 대표 (우)아버지 고현주(56), (좌)어머니 정경순(55)씨와 아들 고민수(30) 씨
우리 민족 최고의 간식이자 식량이었던 떡이 언제부턴가 서양 먹거리에 자리를 내주기 시작하고, 나이 어린 사람들에게는 명절이나 제사 등 특별한 날에만 먹는 음식이 돼버렸다. 뺏긴 자리 찾아오기 위해, 한발 나아가 프리미엄 떡 개발에 젊음을 바친(?) 청년을 만났다. 장성읍 원앙떡집 고민수(30)씨가 그 주인공.

2000년에 아버지 고현주(56)·어머니 정경순(55)씨가 떡집을 차릴 때는 방앗간만 몇 군데 있을 뿐 떡집은 한곳도 없었다고 한다. 16년이 지난 지금은 장성 최초이자 최고의 떡집이 됐다.

고민수씨는 7년 전 군대를 제대하고 본격적으로 떡 만들기에 뛰어들었다. 이전에도 틈틈이 가게 일을 도왔는데, 힘든 일을 물려주고 싶지 않은 부모님과 달리 그는 떡 만드는 일이 재미있었다. 지금은 부모님도 아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에 가업을 이어갈 수 있을 것 같아 흐뭇해하신다.

매일 아침 6시 전에 나와 그날 나갈 떡을 아침에 바로 만들고, 조금 더 만들어서 소량 판매도 한다. 주문이 많거나 명절 때 거의 쉬지 못하고 일해야 할 때는 힘들기도 하지만 ‘젊은 나도 힘든데 부모님은 그동안 어떻게 버티셨을까’ 생각하며 기운을 낸다. 몇 년 전 많이 아프셨던 어머니가 건강해지신 것도 그를 힘나게 한다.

최근에는 떡 분야 최연소 명장에 오른 친구의 조언으로 ‘米다온’이라는 프리미엄 떡 브랜드를 개발하고 특허 신청을 해놓은 상태다. ‘다온’은 ‘세상의 모든 즐겁고 재미난 일이 다 온다’는 뜻의 순 우리말로, 떡을 구입하는 고객에게 좋은 일만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직접 생각해낸 이름이다.

일단은 여덟 가지 *단자를 만들었다. 딸기와 크렌베리를 섞어 소를 만든 ‘딸기 단자’, 찹쌀에 블루베리 청을 섞은 ‘블루베리 단자’, 사과를 졸여 만든 정과를 속에 넣고 겉에는 코코넛 가루를 묻힌 ‘사과 단자’ 등 이름만 들어도 맛있을 것 같은 단자들을 그가 직접 연구하고 만들었다니 보통 솜씨가 아니다. 고급스러운 상자에 담아 브랜드 이름이 적힌 종이가방에 넣어준다.

담백한 흑미단자와 흑임자단자에 들어가는 ‘피칸강정’은, 비타민 E와 칼슘이 풍부해 콜레스테롤을 분해해주고 혈액순환에도 좋은 피칸을 정성들여 졸이고 튀겨서 만든 것이다.

완두, 강낭콩, 호두, 땅콩, 해바라기씨 등을 아낌없이 넣어 만든 ‘단호박 떡 케익’ 같은 특별한 케익이나 떡도 고객이 원하면 최대한 만들어준다. “시간을 투자해 많이 고민해야 하지만, 주문하신 분의 미소 짓는 얼굴을 상상하면서 즐겁게 만든다”고 말하며 그도 활짝 웃는다.

전통에 새것을 더해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떡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고민수씨. 맛과 영양 그리고 아름다움까지 겸비한 그의 떡들이, 앞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일만 가득 안겨줬으면 좋겠다.

‘원앙떡집’은 장성버스터미널 옆에 있으며, 주문은 (061)394-7708로 하면 된다.

*단자는 찹쌀가루로 만든 떡에 소를 넣고 꿀을 발라 고물을 묻힌 떡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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