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재생에너지로 탄소발생 제로를 꿈꾼다
자연재생에너지로 탄소발생 제로를 꿈꾼다
  • 변동빈 기자
  • 승인 2016.01.15 16:08
  • 호수 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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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 아일랜드를 꿈꾸는 연대도>

연대도는 통영시 산양읍 달아 선착장에서 배로 15분 남짓 걸리는 조그만 섬이다. 충무공이 왜적의 배를 침몰시킨 한산대첩의 역사적인 바닷길을 지나면 연대도와 출렁다리로 이어진 만지도에 도착하게 된다. 연대도의 전체 면적은 24ha이고, 53세대 98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이 섬은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봉화를 올려 연대도(煙臺島)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1718년 김중기 삼도수군통제사 때에 섬 전체를 이충무공의 사패지로 지정하여 주민들은 통영 충렬사에 소작료를 내고 살아왔다.
1989년 통영시와 충렬사의 합의에 의해 집과 전답을 주민들의 소유로 이전하였으니 불과 몇 십 년 전의 일이다.
대부분의 주민들은 전복양식과 고기잡이 등 수산업을 생계로 삼고 있으며 농어촌의 노령화 추세에 따라 이 섬도 거의 60세 이상이다.
최근 연대도가 언론의 주목을 받는 것은 에코 아일랜드를 표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태섬을 추진하고 있다는 말이다.
푸른통영21과 통영시, 주민들이 2007년 5월부터 ‘연대도 에코아일랜드 사업’을 추진하면서   통영시는 연대도를 화석연료 제로, 생태관광을 통한 지속가능발전 모델의 모범 사례로 추진해 왔다.
그 결과 태양광 발전소가 마을 전력 100%를 공급하였다. 2015년 2월 연대도와 만지도 사이에 출렁다리가 세워지면서 주말이면 많은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다. 이로 인해 펜션과 식당이 생기고, 태양광 전기가 아닌 한전의 전기를 사용하는 가구가 발생하여 현재는 마을 전력의 70% 가량만 태양광 발전에 의한 전기로 사용되고 있다.
연대도는 남해안 섬 지역으로는 처음으로 쓰레기 분리수거를 실시하고 있다. 수집된 쓰레기는 섬에서 태우지 않고, 배를 이용해 육지로 운반되고 있다.
앞으로 마을공동지열센터가 세워지면 난방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도 ‘0’이 된다. 현재 가정 난방은 등유보일러와 전기를 사용하고 있는데 평균 15~18도인 땅속의 열을 응축해 태양광 전기로 45도까지 데워 지열 보일러로 난방과 급탕에 사용하게 된다.

<마을 경로당 구들에는>

연대도 선착장에 내리면 ‘비지터센터(visitor center)’가 있다. 마을회관을 겸한 이 건물은 패시브 건축물(passive house)이다. 패시브 건축물은 연간 난방에너지요구량(ℓ/㎡)이 1.5이하여야 한다. 일반적으로 7.5 이하면 저에너지건축물로 본다. 국내 평균은 17.5이다. 비지터센터는 1.0이다.
패시브 건축물은 지구의 기후변화 및 에너지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제시된 것이다. 단열 자체가 우수해 최소의 에너지로 적정한 실내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
보통 건물이 에너지를 끌어온다면 패시브 건축물은 에너지가 바깥으로 나가지 못하게 차단하기 때문에 수동적(passive)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비지터센터 옆에 있는 마을 경로당 ‘구들’은 기름이나 가스 같은 화석연료를 전혀 쓰지 않고, 지열과 태양광만으로 냉난방이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탄소배출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
경로당엔 거의 날마다 10여명의 노인들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추운 겨울이나 더운 여름일수록 경로당을 찾는 노인들은 더 많다.
해안 나무 다리길을 따라가면 에코아일랜드 체험센터가 있다. 본래 이곳은 학림초등학교 조양분교였는데 폐교가 된 것을 마을 어촌계에서 인수해 2011년 에너지체험센터로 바꾸었다.
이 건물도 패시브 건축물이다. 태양광과 지열을 이용해 냉난방을 한다. 교실은 연수 및 숙박시설로, 운동장은 캠프장으로 변했다.
체험시설은 자가발전 시소, 태양열 조리기, 헬스발전기 등 다양하다. 하늘을 나는 자전거는 힘차게 페달을 밟아 만든 전기에너지로 모노레일을 움직인다. 에너지의 소중함을 깨닫는 유용한 체험을 할 수 있다.
마을 뒤에 있는 태양광 발전시설은 150㎾의 발전설비로 마을 주민의 에너지 70~80%를 충당하고 있는데 전액 국비로 건립한 것이다.

<명품섬, 생태 관광섬으로>

연대도는 에너지 자립 섬을 넘어 2010년 마을기업 ‘할매공방’을 창립하고, 묵정밭을 일구어 다랭이 꽃밭으로 조성했다. 그 결과 지속가능대상 국무총리상을 받기도 했으며, 국내 10대 명품섬에 선정되기도 했다.
에코체험센터에는 환경단체를 비롯해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에코체험센터는 단체 수련회나 여행객 숙소로 활용하고 있다. 상업적 식당을 여는 대신 부녀회 아주머니들이 순번을 정해 밥을 지어주고, 수익은 마을 공동 계좌로 입금돼 주민들에게 배분한다.
하지만 생태섬을 찾는 관광객이 아닌 일반 관광객이 밀려오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2015년 2월 연대도와 만지도 사이에 길이 90m의 출렁다리가 개통되었다. 그런데 출렁다리의 개통과 함께 찾아오는 관광객으로 인해 쓰레기 배출량의 증가와 음식점, 펜션 등이 하나 둘씩 늘어나고 있다.
관광객이 몰려오면서 에코아일랜드를 꿈꾸던 연대도 주민들은 혼란에 빠졌다. 평화로운 마을에 밀려오는 관광객은 반가운 손님이 아니라 담배꽁초와 쓰레기를 버리고, 주민들의 가치관을 흔드는 방해꾼이 된 것이다.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펜션으로 사용하기 위해 새로 집을 짓거나 음식점도 늘어나면서 전기 사용량이 늘어나고, 태양광이 아닌 한전의 전기를 사용하는 가구수가 늘어남에 따라 100% 자연재생 에너지를 사용하겠다는 계획도 변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에코 아일랜드, 벽에 부닥치다>

연대도 생태섬 추진은 푸른통영21과 통영시 그리고 주민들이 2007년 5월부터 추진해온 ‘연대도 에코아일랜드 사업’에서 비롯되었다.
하지만 섬 주민들이 중심이 되어 사업을 추진한 것이 아니라 푸른통영21과 통영시에서 이끌어가고 주민들은 따라가는 형식이었다.
에너지 자립마을은 이명박 정부가 태양열, 태양광발전, 풍력, 지열 등 신·재생에너지를 일상생활에 활용하는 시범마을을 조성하면서 추진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에너지 자립마을이 실패하고 말았다.
주민들이 스스로 깨닫고 실천하지 않으며 관에 의지하고 관이 주도해가는 사업은 반드시 실패한다는 교훈을 재확인한 것이다.
정부는 애초 2020년까지 10조 4000억 원을 투자해 600 곳의 녹색마을을 조성하려던 계획을 40개로 축소·조정하였다. 환경부의 음식물 쓰레기를 활용한 도시형 녹색마을, 농식품부의 가축분뇨를 활용한 농촌형 녹색마을, 행안부의 도·농복합형 녹색마을, 산림청의 목재를 이용한 산촌형 녹색마을을 조성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은 주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고 관주도로 추진했기 때문에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해외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한 에너지 자립마을 사업은 왜 실패했을까. 답은 하나다.
정부 주도형 사업의 특성상 단기간 성과를 내려 했고, 주민과의 공감대도 형성되지 못하고 사업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전국에서 가장 공기가 깨끗한 장성?>

장성군을 알리는 카피 중에 ‘전국에서 가장 공기가 깨끗한 곳’이라는 문구가 있다. 객관적인 증거나 합리적 판단의 이유가 무엇인지 이해하기 힘든 말이다.
물론 축령산이 있기 때문에 그런 표현을 사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축령산은 장성군 전체 면적의 몇 백분의 1도 되지 않는다.
더구나 축령산 주변에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펜션과 민박집 등은 환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건축물과 공기를 탁하게 만드는 난방용 보일러와 냉방용 전기의 사용으로 엄청난 탄소가 발생하고 있다.
축령산 주변에 펜션과 숙박업소에서 자연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은 축령산을 가꾸어 우리들에게 물려준 선조들을 이어서 우리세대가 후세들에게 물려줄 소중한 자원이자 정신이다.
<다음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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