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푸드? 우리 것만 못하다 전해라~
슈퍼푸드? 우리 것만 못하다 전해라~
  • 권진영 기자
  • 승인 2016.01.15 10:07
  • 호수 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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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의 한 마트에 나란히 진열된 수입잡곡

 수입잡곡 영양평가 과장돼

유명 연예인이 다이어트식으로 즐겨 먹는다고 밝혀 화제가 된 렌즈콩(일명 렌틸콩)을 시작으로 수입 잡곡 판매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실제 영양학적인 측면에서 많은 부분이 부풀려진 것으로 드러나 소비자들의 세심한 관심이 요구된다.

  생활수준의 향상과 먹거리에 대한 관심은 정보의 물결을 타고 토종 먹거리의 범주를 벗어난 지 오래다.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체내에서 필요로 하는 영양소를 많이 함유하고 있는 웰빙 식품을 뜻하는 슈퍼푸드(superfood)라는 외래어는 이제 더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다. 이 가운데는 렌즈콩·병아리콩·귀리·퀴노아 등 외국 농산물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최근 우리나라 잡곡시장은 수입 잡곡의 전성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산 잡곡보다 영양 가치가 월등히 높다거나 비만 해소 등의 기능적 측면에도 효과가 있는듯한 광고와 판매 전략에 다수의 소비자들이 현혹된 결과다.

  이로 인해 지난해 렌즈콩 수입량이 1년 새 42배까지 급증하고, 퀴노아(8배), 병아리콩(4배) 수입도 현저히 증가했다. 반면 국산잡곡 소비는 크게 위축돼 2014년산 콩 도매가격이 전년 대비 15% 이상 하락했다.

  그러나 한국식품과학연구원의 분석결과 단백질 함량은 렌즈콩보다 서리태·약콩·백태 등의 국산콩이 10~15% 높았고, 칼슘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각광받는 퀴노아 역시 서리태의 20%에 불과했다.

  또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비만에 영향을 주는 탄수화물 함량은 수입 잡곡이 오히려 2배 이상 높았다.

  국내에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런 수입 잡곡들이 영양·기능적으로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곡물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 외에는 토종 잡곡에 비해 높은 건강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농약처리,유전자 변형 등 확인 거쳐야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이뿐만이 아니다. 수입농산물의 경우는 유통기간이 길어 수확 후 농약 처리가 필수다. 특히 콩에 뿌리는 농약성분 중 하나인 메틸브로마이드는 원래 살균훈증의 목적으로 사용되는 발암물질이며, 일본에서는 기형아 출산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또 수입 농산물은 유전자 조작 식품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며, 식품 검역이 허술해 중국을 통해 밀반입되거나 보따리상들이 들여와 유통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의 건강식품으로 박수를 받는 슈퍼 푸드가 오히려 알게 모르게 우리의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농민 희망 살리는 잡곡 육성 정책 절실

 장성의 한 마트 잡곡류 진열대에도 렌즈콩·귀리쌀·병아리콩이 나란히 맨 윗칸에 진열돼있다. 미국산 렌즈콩은 600g 두 묶음이 5천 5백 원, 캐나다산 귀리쌀은 800g 두 묶음이 6천 2백 원, 미얀마산 병아리콩은 600g 두 묶음이 5천 5백 원에 판매되고 있다. 국산콩 중 가장 잘 팔린다는 서리태는 500g 한 봉지가 7천 7백 5십 원이다. 수입 잡곡이 국산콩보다 2배에서 3배 이상 싸게 팔리고 있는 것이다.

  마트 관계자는 “슈퍼푸드 열풍도 열풍이지만 가격 면에서 차이가 많이 나 소비자들이 수입 잡곡을 많이 찾는다”며 “이왕이면 우리 지역에서 생산되는 잡곡을 판매하고 싶어 생산자를 찾아 논의해 봤지만 가격이 맞지 않아 포기한 경우도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한편 황룡에서 오직 콩 농사만 지어온 김 모 씨는 올해 서리태 농사는 포기하고 노란콩(메주콩)만 심기로 했다. 더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던 서리태 가격이 점차 떨어져 노란콩 가격과 별반 차이가 나지 않는데다 동일 면적당 노란콩의 수확량이 더 많기 때문이다. 김씨는 작년에도 농협 수매가가 지나치게 낮아 개인적으로 상인들과 접촉해 판매를 하는 등 자구책을 찾느라 매년 고심중이다.

  실제 장성지역의 콩 재배 면적은 2011년 255ha였던 것이 이후 점차 줄어 2014년에는 140.3ha에 그쳤고, 생산량 또한 10ha당 321kg에서 251kg으로 감소했다. 거센 수입잡곡 바람이 국내산 잡곡의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을 가져와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 농민들을 더욱 힘겹게 만들었다.

  그러나 우리나라 정책은 생산비를 낮추거나 생산기반을 만들어가는 것에는 인색하기 그지없다. 잡곡을 육성하는 정책은 눈에 띄지 않고 우리 농민들은 수입개방으로 인해 생산비조차 건지지 못하고 점차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

  우리 몸에는 우리 땅에서 농민들이 피땀 흘려 키워낸 농산물이 좋다는 것은 이제 초등학생들도 다 아는 사실이다. 안전하고 영양 많은 토종 먹거리, 국산 잡곡을 더 많이 식탁에 올리는 것이 우리의 삶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 다 같이 희망을 찾는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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