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600호 기념 기획특집
창간 600호 기념 기획특집
  • 변동빈 기자
  • 승인 2015.10.30 15:53
  • 호수 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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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군 축제 이대로 좋은가?
돈 쓰는 축제, 1회성 행사는 그만
돈 버는 축제, 지속성 있는 축제 개발해야

1) 장성군 축제를 돌아본다.
가) 대안없는 홍길동축제와 단풍축제
지난해 열린 백양단풍축제에 대해 축제위원회는 내실있고 실리적 축제였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런데 무엇이 내실있고 실리적이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도 않았고, 주민들은 알 수가 없다.
축제장 주변의 향토음식점은 사람도 적고, 식당이 축제장과 거리가 있어서 불편했으며 향토 음식점을 운영한 단체들도 판매실적이 좋지 않아 불만을 토로했다고 한다.

장성 홍길동 축제

장성의 대표축제라고 할 수 있는 홍길동축제는 이미 16회, 단풍축제는 19회를 치렀다. 그동안 두 축제에 쏟아 부은 예산만 70~80억 원은 족히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홍길동축제는 물론 단풍축제가 외부의 관광객을 불러와 장성의 지역경제에 이바지하거나 지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한계에 부닥쳤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백양사 일대에서 열린 제 19회 단풍축제에서 단풍축제를 참관하기 위해 다녀간 관광객은 드물고 대부분이 백암산 산행과 백양사를 찾은 사람들이라는 것을 확인하였다.
단풍이 물드는 시기와 겹쳐있던 단풍축제가 19회를 지나도록 축제를 찾는 관광객을 유치하는데는 실패했다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단풍축제를 고집하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다.

백양사 단풍축제
지난 5월 1일부 사흘 동안 열린 홍길동 축제는 장성군은 2011년부터 양대 축제인 홍길동축제와 단풍축제를 민간주도로 운영하고 있다.
5월1일부터 3일까지 홍길동테마파크를 주무대로 열린 제16회 홍길동 축제는 민간주도로 열린 다섯 번 째 축제다.
축제에는 ‘창극 홍길동’ ‘둥기당당 홍길동’ ‘전국 청소년 댄스 경연대회’를 대표행사로 ‘군민화합 노래자랑’ 등의 공연행사와 ‘활쏘기 체험’ ‘조선시대 가훈 써주기’ 등의 체험행사가 열렸다.
하지만 ‘홍길동 가요마당’이나 ‘홍길동 가요무대’는 외부에서 초청한 가수들의 무대로 전국 어느 축제장에서나 볼 수 있는 내용이었다.
이는 2011년부터 민간 주도의 축제가 시작되었지만 축제위원회는 5년이 지나도록 전문가로 구성되지 않았고, 축제위원은 단체장인 군수와 가까운 인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나) 안타까운 ‘노란꽃 축제’

장성 노란꽃 축제
지난 10월 14일부터 25일까지 장성공원, 장성역광장, 애플탑 일원에 국화, 한련화, 아스타 등 노란 가을꽃으로 단장한 조형물과 꽃동산, 옐로우 벨트를 조성해 ‘제 1회 장성 노란꽃 잔치’가 열렸다.
이번 축제에서는 향기 나는 포푸리 주머니 만들기와 꽃차 시음, 소원지 달기 등 체험프로그램으로 오감을 만족시키는 추억을 선사하였고, 꿀차, 꽃차, 옥수수 등 노란색을 대표하는 지역의 우수농산물 판매와 함께 군이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용(龍)빵도 관광객들에게 첫 선을 보였다.

하지만 홍보부족과 축제 장소의 분산, 내용물의 미약 등으로 인해 외부 관광객에 큰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노란꽃 잔치에는 장성공원에 설치한 용 형상의 조형물과 한옥 모형의 집 그리고 국화꽃 구입 등에 3억 원의 예산을 사용하였고, 홍보 등 행사비도 5천만 원이 사용되었다.

첫 회라는 점과 장성군이 추진하고 있는 옐로우시티 조성 등에 맞추어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촉박했다는 점 등을 감안하더라도 투자한 예산에 비해 효과는 미비하였다.
대부분의 노란 꽃은 화분에 심어 기른 것으로 축제 기간에 화분을 옮겨 전시하였다. 축제가 끝난 뒤에도 꽃을 감상할 수는 있지만 땅에서 자란 꽃과 화분에 길러진 꽃은 사람들에게 주는 감동이 훨씬 다르게 전달된다.

다) ‘힐링’도 ‘산소’도 없는 산소축제 

▲ 축령산 산소축제
남도관광정책연구원이 장성군의 용역을 받아 제출한 2013년과 2014년,‘축령산 산소축제 평가보고서’에는 산소축제의 개선을 위해 축제추진위원들의 교육과 선진 축제에 대한 시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하였다.
또한 사회망 서비스(SNS)를 통한 홍보가 필요하다고 하였다.
특히 축제 프로그램에 공연 등의 프로그램을 줄이고, 축령산의 코스별 길을 최대한 부각시키고 활용해야 한다고 하였다.
따라서 시간대별 코스를 개발하여 주요코스에 체조, 기공, 건강체크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산림자원을 최대한 활용할 것을 권장하였다.
또한 축제가 1회성으로 끝나지 않도록 봄, 여름, 가을 등에도 축제가 열릴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본지가 2013년 ‘산소축제에 콘텐츠를 달아라’는 기획특집에서 “대중이 모여서 음악을 듣는 것은 공연장이 더욱 좋다. 산속에서는 듣고 싶은 사람만 들을 수 있도록 하고 클래식 중심으로 이어폰을 통해 음악을 듣는다.”
“축제가 열리는 동안은 산림청과 협의하여 축령산 입산을 통제하고, 명상의 길, 바람의 길, 썬텐의 길 등을 개발하여 그들만의 휴식처가 되게 한다. 바닷가가 아니라 숲속에서 썬텐을 하는 것도 젊은이들에게 호응을 얻을 수 있다.”
“산소축제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다른 장소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다양한 컨텐츠를 개발해야 한다.  위에서 제시한 내용은 그런 컨텐츠에 작은 부분에 속한다. 전문가들이 모여서 관광객의 호응을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컨텐츠를 개발하고 연구하는 것은 장성군과 산소축제추진위원회의 몫이다.”고 지적하였다.
하지만 2년이 지나도록 달라진 것은 거의 없다. 용역비까지 주어가며 제출된 축제평가 보고서마저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2) 주변 축제의 현황
가) 과감히 버린 내장산 단풍축제
가을 단풍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것으로 널리 알려진 내장산은 오래 동안 내장산 단풍축제를 개최했었다.
하지만 정읍시는 내장산 단풍축제를 폐지하고 단풍축제가 열렸던 기간에 정읍사 문화제와 가을 축제를 함께 하고 있다.
백제 여인의 사랑을 노래한 ‘정읍사’를 주제로 펼쳐지는 ‘정읍사문화제’는 올해 26회째를 맞이했다. 단풍축제를 정읍사문화제로 대체한 것이다.
축제의 시작은 해가 갈수록 주민과 관광객의 눈길을 끄는 거리행진으로 33개 팀이 정읍역∼중앙로∼정주교 둔치까지 팀마다 다채로운 음악과 의상으로 화려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정읍사문화제는 해마다 새로운 테마를 갖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는 ‘사랑’을 주제로 하였다. 프로그램에 ‘정읍사 사랑의 커플존 만들기’, ‘사랑의 소원 엽서 매달기’, 가족과 함께 하는 ‘LED 소망풍선 날리기’, 등이 사랑을 주제로 펼쳐진다.
정읍사문화제와 함께 ’정읍시민의 날’ 행사가 열려 축제가 주민들의 화합을 이루는 잔치로 이루어지게 하였다.

나) 홋카이도 도미노팜의 라밴더 꽃잔치
홋카이도 시골 마을 후라노와 비에이는 홋카이도 중앙에 있는 시골 마을이다. 마을 주민들이 대부분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이곳에 여행객의 발길이 이어진다.
여름은 후라노가 가장 화려하게 변모하는 계절로 야트막한 구릉이 겹겹이 이어진 전원 마을이 꽃 세상으로 바뀐다. 도미타 농원은 일본 최대 라벤더 농장으로 보랏빛 라벤더가 들판을 뒤덮는 초여름에는 꽃향기가 진동한다.
60만여 ㎡(20여만 평) 팜 도미타에서는 주로 라벤더를 재배하고 있지만 수선화, 튤립, 해당화, 사루비아, 코스모스, 꽃양귀비 등 150여 종류의 꽃이 계절에 따라 피어있다.
플라워 디자이너가 디스플레이를 한 것으로 4계절 세계의 각종 꽃을 감상할 수 있다.
1984년 라벤더로 만든 자체 상품의 향수 ‘후라노’가 탄생되었고, 1987년에는 화장비누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꽃잔치가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 뿐 아니라 꽃을 통해 향수와 비누를 생산하여 소득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에 도미노팜의 꽃은 지속될 수 있는 것이다.

다) 정읍 구절초축제와 고창국화축제

구절초 축제
정읍시 산내면 매죽리 옥정호와 구절초테마공원에서 열리는 구절초축제는 지난 10월 3일부터 11일까지 열렸다.
구절초축제는 8만㎡에 이르는 우리나라 최대의 구절초 군락지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2005년부터 시작한 구절초 축제는 첫해 2만 명의 관광객을 시작으로 2008년 21만 명, 2011년 35만 명에서 2014년에는 50만 명의 관광객이 입장했다.
구절초축제는 어른 3천원과 청소년 2천원의 입장료를 받고 있어서 축제 기간 입장객 수가 정확하게 나타난다.
구절초 축제
구절초축제가 성공한 것은 집단으로 군락을 이루고 있어서 경관이 아름답고, 다년생 꽃으로 축제비용이 많이 투자되지 않으며 구절초를 약용으로 사용하여 주민들의 소득이 되고 있다는 점 등이다.
고창 국화축제는 미당 서정주 시인의 생가 주변에 국화를 심기 시작하면서 시작되었다.
미당의 대표적인 시 가운데 하나인 ‘국화 옆에서’가 콘텐츠와 스토리를 이루어 관광객이 찾아들기 시작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3) 축제에 콘텐츠를 달아야
가) 축제위원회는 독립해야
축제가 성공하려면 다른 곳의 축제와 다른 독창적인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축제에 콘텐츠를 달아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축제 전문가들이 필요하다.
그런데 대부분의 자치단체의 축제위원들을 보면 단체장인 군수가 위촉하고 있기 때문에 전문성보다 군수와의 친소관계에 의해 위원들이 결정된다.
따라서 축제위원회의 독립이 절실하다. 장성군의 축제위원회를 독립법인으로 구성하여 군수가 바뀔 때마다 축제위원도 바뀌는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무주군은 축제위원회를 독립법인으로 구성하여 군청이 아닌 별도의 사무실에서 축제에 관한 모든 업무를 관장하고 행정은 보조역할에 머물게 하고 있다.
관 주도의 축제는 홍보, 축제 행사 관련 이권 때문에 본래의 축제 취지를 잃어버리는 경우도 없지 않다.
따라서 행정의 간섭을 받지 않는 독립적인 축제위원회의 구성과 이를 위한 법인 설립이 필요하다.

나) 돈이 되지 않는 축제는 멈추어라
지방자치가 실시되면서 수많은 지역축제가 생겨났다. 단체장의 전시성 행정과 경쟁심이 만들어낸 대표적인 예산 낭비다.
앞에서 말했듯이 구절초 축제는 입장료를 받고 있지만 50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왔다.
춘천 마임축제나 도깨비섬에서 치러지고 있는 축제도 입장료를 받는다. 과거 홍길동축제에 수십만 명이 다녀갔다는 보도자료를 냈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축제에 쓰는 적지 않은 예산이 군과 주민들의 소득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그 축제가 군민들의 화합이나 단결이 아닌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다면 과감히 멈추어야 한다.
안타깝게도 장성군이 개최하고 있는 홍길동축제, 단풍축제, 산소축제 그리고 올해 처음 시작한 노란꽃 축제에 이르기까지 돈이 되는 축제는 하나도 없다.
돈이 되어야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늘어나고, 행정에서도 과감한 재투자를 할 수가 있다.
단언컨대 현재의 콘텐츠와 프로그램으로 홍길동축제와 단풍축제에 입장료를 받는다면 단돈 천원이라도 내고 입장할 관광객은 하루 1천 명을 넘지 못할 것이다.

다) 고객을 최고로
장성군의 축제는 처음부터 다 뜯어고치지 않으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
축제를 준비하는 축제위원들부터 고객인 관광객이 중심이 아니라 단체장과 지역 유지들의 눈치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개막식에 축사가 대표적인 사례다.
개막식이 필요하다면 관광객이 함께 참여하는 행사여야 한다.
춘천 마임축제 개막식은 낮 12부터 춘천시내 전역에서 축제 참가자들이 모여 물을 뿌리고, 춤을 추는 거리 난장 굿을 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외국인들은 물론 내국인들까지 몸을 씻는 굿의 형태로 춤을 추며 노는 것이다.
정읍사문화제도 정읍역에서 시작되는 길거리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축제가 진행된다.

4) 유무형의 자원을 활용하는 축제
가) 산소축제 새로운 발견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산소축제는 과감한 변화가 절실하다.
하지만 산소축제는 홍길동, 단풍축제와 달리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 다른 곳에서는 없는 축령산이라는 소중한 자원이 있기 때문이다.
산소축제가 지속되려면 축령산 뿐 아니라 장성의 대기를 오염시키는 여러 환경을 정화하고, 가정에서도 자원을 아끼는 행동들이 실천되어야 한다.
축령산 산소축제는 장성군이 도시민들을 유인할 수 있는 소중한 자원이고, 이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산소축제에 새로운 콘텐츠를 달아야 한다.

나) 황룡강의 창포
황룡강은 장성의 젓줄이고 자원이다.
이곳에 심은 창포는 6월에 아름다운 노란색 꽃을 피운다. 창포는 단오와 연계하여 다양한 콘텐츠를 입힐 수 있는 자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단오 날에 먹던 수리 떡의 전통이 사라졌지만 창포 잎에 싸서 만든 수리 떡을 중국에서는 호텔이나 식당에서 어느 손님에게나 나누어 주는 전통이 남아있다.
창포 꽃을 관광의 대상이 되지만 잎은 머리를 감고, 수리 떡을 만드는 재료가 된다.
따라서 개천에서 황룡강까지 창포를 심어 축제를 개발하는 것도 새로운 콘텐츠가 될 것이다.

다) 백양사 꽃축제
백양사는 장성의 가장 큰 관광 자원이다.
따라서 백양사를 종교 시설로만 볼 것이 아니라 장성의 관광자원으로 활용해야 한다.
약수리에서 백양사까지 주차장과 캠핑장 그리고 빈터에 야생화 등을 심어 이곳에서 야생화 축제를 할 수 도 있다.
단체장은 10년 후를 생각하지 않는다.
당장의 효과에 집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군의회, 사회단체 등에서 이를 견제하는 것이다. 본지는 10년 전 백양사 가는 길과 주변에 땡감나무를 심자고 주장했다. 12월 이후에도 빨갛게 익은 감이 나무에 주렁주렁 달려있고 여기에 눈이 내리면 장관을 이루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나무가 자라서 감이 열리려면 적어도 10년은 되어야하기 때문에 어느 단체장도 이를 추진하지 않았다.

전국에 축제가 홍수를 이루고 있다. 여기에서 장성군의 축제가 성공하려면 축제 기간이 아닌 1년 내내 축제를 준비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며 축제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교육과 전문화가 절실하다.
쓴 소리를 달게 받을 때 장성의 작은 축제도 크게 성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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