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농협 합병, ‘뜨거운 감자’로 부각
지역농협 합병, ‘뜨거운 감자’로 부각
  • 최철민 기자
  • 승인 2014.09.26 15:01
  • 호수 54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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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조합장들 합병은 공감…‘시기·방법’이 문제
내년 조합장 전국 동시선거 전·후 두고 의견 각각
권역별 광역합병이 최선, 합병 장·단점 고려해야

최근 내년 3월11일에 치러지는 농·축협 및 산림조합 등 조합장 전국 동시 선거를 앞두고, 전국 각지에서 지역농협 합병을 둘러싼 움직임이 일고 있다.

우리지역 농협에서도 조합장회의에서 합병문제가 거론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중 일부 조합장들끼리는 뜻을 같이 한 곳도 있는 등 합병농협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지만, 섣불리 말들을 꺼내지 못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처럼 농협의 합병이 거론된 것은 우리지역 농협 중 일부 농협들이 농협의 대표적 사업인 신용사업이나 경제 사업에 있어서 자생력을 갖기 어렵다는 분석에서 비롯되고 있다.

<농협, 왜 합병해야 하나!>
모 지역농협 관계자는 농협합병의 필요성에 대해 국내외적으로 각종 농업협상에 의한 농축산물 시장개방 확대와 농업인의 고령화로 인한 농업인구의 지속적인 감소, 갈수록 어려워지는 농업과 농촌의 현실을 들고 있다.

또한, 민간기업의 농축산물 유통시장 참여확대 등으로 우리농산물 상호간에도 품질 및 가격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우수농산물 생산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위한 품목별 전문적인 농가영농지도가 요구되고 있으나, 농·축협 경영의 어려움으로 대처가 미흡한 실정이라는 점.
 
더불어, 풍부한 자본과 고도의 경영기술을 가진 외국계 금융자본의 국내 금융 산업 및 유통업체의 국내진출 확대로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농·축협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합병을 통한 규모화가 요구되고 있으나, 일부 농·축협은 경영규모가 영세하거나 취약해 조합원에 대한 충분한 실익을 제공할 수 없는 등 기능발휘가 어렵다는 것이다.

여기에 농·축협이 환경변화에 대응하고 조합원에게 보다 나은 실익을 줄 수 있는 농·축협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규모화에 의한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며, 이를 위해 경제권·생활권 중심의 농·축협 간 합병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 보다도 강조되고 있다.

따라서 경영이 취약해 조합원에 대한 실익지원 기능이 미흡하거나, 향후 자립경영유지가 어려운 농·축협은 스스로 합병을 추진해 경쟁력을 강화함은 물론, 조합원의 소득증대와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해야 한다는 해석이 따르고 있다.

현재, 농협중앙회는 조합원 1천명 이하의 조합은 합병을 권고하고 있다. 우리지역 농협 중 진원농협은 현재 1천50여명, 남면농협 1천380여명으로 여기에서 크게 자유롭지 못하다.

장성의 각 지역농협들은 모두 내년 선거를 앞두고 지난 21일 이전 무자격 조합원들을 정리했다. 적게는 120여명에서 많게는 550여명까지다. 농협별 조합원 현황을 살펴보면, 장성농협이 3천40여명, 황룡농협 1천940여명, 백양사농협 1천830여명, 삼계농협 1천380여명, 삼서농협1천490여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물론, 각 농협의 조합원 수로만 따지면 진원, 남면을 제외하고는 크게 권고합병에 해당되는 농협은 많지 않다. 하지만, 앞서 합병을 해야 하는 이유에서도 나타났듯이 현재 하나로마트에서 성과를 올리고 있는 장성농협을 제외하고는 대다수의 농협들이 경영성과를 크게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갈수록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며 지역에서 신용사업은 성과를 나타내기 어려운 실정이며, 경제사업에서도 별다른 생산기반을 갖추지 못하는 한 수익을 보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특히, 문제인 것은 유통구조다. 타 지역이 합병농협으로 가며 규모화 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의 상태로 가게 되면 규모면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합병의 시기와 방법은>
농협합병에 대해 장성의 각 농협 조합장들은 대부분 공감하고 있는 입장이다. 단지 시기와 방법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선거가 얼마 안남은 만큼 합병 시기를 선거 전으로 하기는 시간이 촉박해 어려우니 ‘선거를 치른 후, 차츰 논의를 거친 후 추진하자’는 입장과 ‘선거를 치르고 나면 조합장에 당선된 사람들이 어렵게 당선된 만큼 기득권을 포기하기 어려우니 선거를 치르기 전 합병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맞물리고 있는 것.

지역농협들이 합병하기에는 과거 사례들을 보더라도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오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미루어 짐작하기에는 어렵지 않다. 이에 차라리 선거출마자들에게 ‘임기 내 합병’을 선거공약으로 내걸도록 하고 시간을 가져 농협합병을 추진하자는 방법도 제기되며, 2016~7년이 합병을 논의할 시기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선거 전 합병이 논의되면 그에 따른 ‘달콤한 사탕’이 보상으로 작용한다. 

이는 올해 안에 합병을 의결하게 되면 농협중앙회에서 무이자 3년 거치, 3년 분할상환으로 소멸조합당 기본 120억 원에 차후 30억 원까지 차등 지원하는 것. 예를 들어 3개 농협이 합병시 지원가능총액은 400억 원이 된다. 실로 어마어마한 금액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여기에 합병추진비용으로 조합원수에 따라 2천~3천만 원이 지원되며, 농업인실익비 1천500만원, 경영컨설팅비용 50%, 팀 빌딩(교육, 수련 등)실시비용으로 농협 당 1천500만원이 추가로 지원된다.
 
합병방법에 대해서도 의견이 다르다. 소규모 합병은 아무런 의미가 없으니 권역별 광역합병 가야 한다는 점에는 모두 비슷하지만, 그 지역을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가장 대표적인 합병방법에는 현재 도의원 선거구역별로 나눠 장성농협과 백양사농협을 하나로 합병하고, 진원·남면·황룡·삼계·삼서농협을 하나로 하자는 의견과 장성·백양사·진원·남면농협을 하나로 합병하고 황룡·삼계·삼서를 하나로 합병하자는 의견들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농협의 합병을 두고 조합원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흔히 합병방법에 대해서는 크게 흡수합병이나 신설합병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여기서 흡수합병은 당하는 쪽의 조합원들이, 신설합병은 현재의 기득권을 가진 조합원들이 반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농협합병시의 장·단점>
농협합병시 이에 대한 장점으로는 ▲사업 집중과 재산 및 조합원 통합, 경영 합리화로 인한 농·축협 목적 효과적 달성 ▲고정자산 및 사업비용 절약, 사업 확장, 무익한 경쟁회피 등의 경제성 효과 ▲합병으로 소멸되는 농·축협의 청산절차 생략으로, 권리·의무 포괄적인 이전 및 사업주체의 해산으로부터 오는 경제적 손실 방지 등이 부각되고 있다.

또, 농·축협의 합병이 일반기업의 합병과는 달리 합병이 되더라도 농·축협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합병 농·축협의 지점형태로 존재한다는 점도 들 수 있다.

반면, 단점으로는 ▲넓은 구역으로 인한 조합원의사 반영도 저하 ▲협동조합의 원칙보다 경영논리에 치우친 이론으로 경영위주의 운영 ▲광역화로 인해 조합원에 대한 서비스 저하 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역이라는 특성상 주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하나의 기관이 축소된다는 점도 합병에 대한 주민들의 반감이 크게 작용하는 원인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농협합병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며 논란이 되고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의 지역농협 구조로는 조합원이나 농협 모두가 살아남기 어렵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시기나 방법 등 여러 가지 문제에 있어 서로 테이블에 앉아 무엇이 최선인지 허심탄회하고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져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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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2014-09-29 10:00:54
이제라도 합병에 대한 논재에 감사!조합장들 기득권 포기하고 전체를 하나로 하는 대단위 합병을 해야 합니다.그래야 우리 농민 조합원이 살수있는 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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