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방애기와 성상납
웃방애기와 성상납
  • 변동빈 기자
  • 승인 2012.11.29 13:10
  • 호수 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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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가 보는 세상

중세유럽에서는 영세 상인이나 농민들이 빚을 갚지 못하면 이자 대신 어린 딸을 상납하는 소녀매춘이 성행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소작인이나 하인들이 지주나 상전에게 자신의 어린 딸을 ‘웃방애기’로 바쳐 노인들의 노리개로 삼게 했다고 한다.
본초강목에는 생리를 하기 이전의 동남동녀와 동침하면 양생에 좋다 하여 노부모에게 효도하는 방법으로 가난한 집의 14~15세의 소녀를 물색하여 동침시킨 관습이 일제 강점기 때까지도 남아 있었다.
‘효도 중에 효도는 웃방애기’라는 속담이 전할 정도로 지주나 권력을 가진 자들이 어린 처녀와 동침했던 일이 적지 않았던 모양이다.
심지어 어린 소녀를 웃방애기로 들이면서 소녀의 앞니를 모두 뽑아 구강성교를 강요하기도 했다고 한다.
성상납의 역사는 창세기에서도 나타난다. 아브라함이 애굽에 가까이 갔을 때 아내인 사래에게 “그대는 아리따운 여인이라 애굽사람들이 나를 죽이고 그대는 살릴테니 그대는 나의 누이라 하라”고 하고 애굽왕에게 사래를 바치고 몸값으로 가축과 노예를 받았다.
신라시대에 김유신이 김춘추의 옷섶을 밟아 누이인 문희에게 옷고름을 꿰매게하고 짐짓 자리를 피하여 아이를 갖게 했다는 이야기는 삼국유사에 전한다.
문무왕의 이복동생인 차득공은 재상이 되기 전에 평상복을 입고, 나라 안을 시찰하였는데 광주 땅의 안길이라는 사람이 그가 보통 사람이 아님을 알고 세 명의 아내를 불러 차득공과 동침하기를 권하며 “오늘 이 거사를 모시고 자면 평생을 해로할 것이다”고 했다한다.  
이누이트(에스키모)인들은 멀리서 온 손님에게 자신의 아내를 ‘하룻밤 선물’로 제공하는 것이 예의이고, 이를 거절하는 것은 이누이트들에게 큰 모욕으로 받아들여졌다는 얘기가 널리 퍼져있다. 이누이트의 성상납은 근친결혼에 따른 유전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는지 모른다.
성상납의 막장은 절대권력을 쥔 측천무후와 그의 딸인 태평공주 사이에서 볼 수 있다.
태종의 후궁이었던 측천무후는 태종이 승하하자 강제로 감업사의 비구니가 되었다. 태종의 아들인 고종과 눈이 맞아 후궁이 된 뒤 마침내 황후가 되었고, 고종이 승하한 뒤에는 스스로 황제가 되었다.
자신의 권력 장악을 위해 자식마저도 서슴지 않고 죽였던 축천무후는 막내딸인 태평공주를 가장 총애했다.
그도 그럴 것이 어머니 못지않게 남색을 밝혔던 태평공주가 자신의 정부였던 스무 살 전후의 장종창과 장역지 형제를 72세인 어머니의 남총으로 바치는 등 무후의 남총을 조달하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검사가 피의자와 검사실에서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고 하여 검찰 조직을 뒤흔들고 있다. 검찰이 그를 뇌물죄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성상납을 받았다는 얘기다.
수많은 연예인들이 박정희 전대통령의 안가에 불려 다녔다는 얘기는 공공한 비밀이 되었고, 최근에는 신인 여배우들이 스폰서라는 명분으로 기획사의 강요에 의해 성상납을 했다는 얘기들이 심심치 않게 보도되고 있다.
남녀를 불문하고 권력과 돈을 가진 자들이 성을 상납 받았던 사례는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하지만 인권이 가장 소중한 가치가 된 지금까지도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나타나는 것은 아직도 우리 사회가 공정한 기회가 보장되지 않은 후진국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돈과 권력이 세상의 가치를 지배하지 않는 사회. 사람이 먼저인 세상은 언제나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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